자산매입 통한 몸집 키우기와 시장진입 반사이익 기대
썬에디슨, 재기방안 부심…대형 발전사업 거래는 활발

[이투뉴스]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인 썬에디슨(SunEdison)사가 과도한 부채로 파산에 처하자 경쟁사들은 이 회사 자산 매입을 통한 몸집 키우기와 시장 진입 등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파산보호 절차를 밟고 있는 썬에디슨은 여러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자산을 매수할 업체들을 찾았다. 기반 시설 투자자들과 청정발전 개발사업자, 심지어 친환경 축구팀도 매수에 참여했다.

썬에디슨은 자회사인 서던 캘리포니아의 자산 10억달러를 칠레와 인도에 처분했다. 기록적인 거래금액이 오갔다. 인수 업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중단되거나 폐기 처분 위기에 몰릴 뻔한 사업들도 포함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미주리주 매릴랜드 하이츠에 본사를 둔 썬에디슨은 청정에너지가 주류로 진입하면서 몸집을 키워갔다. 지난 10년간 미국 신규 전력발전용량의 절반 이상을 풍력과 태양광으로 채우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채권자들로부터 보호를 신청했던 작년 4월까지 161억달러라는 부채가 쌓였다. 자산도 207억달러에 달한다.

작년 상반기 지난 7개월간 발표한 매각건으로 회사는 상승세를 탔다. 썬에디슨은 인도 등 일부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재기할 방법을 찾고 있는 썬에디슨은 파산 신청 이후 재조직 또는 단계적 축소 사이에서 고심 중이다.

지난달 대략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으나 이미 많은 자산을 매각한데다 핵심 인력을 잃었기 때문에 어떤 가치가 남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있다. 썬에디슨의 갱생 유무와 상관 없이 회사의 자산은 새로운 소유주에게로 넘어갔다.

소규모 자산 판매 과정은 잠정적으로 시작됐으나 덩치가 큰 대형 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재정과 사업 개발을 감당할 능력이 되는 대기업들이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에서 가장 큰 독립 전력사인 NRG에너지사도 썬에디슨 자산을 인수했다.

NRG의 크래그 코넬리우스 재생에너지부 부회장은 "높은 수준의 거래를 할 수 있는 우리에게 넘길 수 있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같은 양의 자산을 팔기 위해 여러 구매자들과 거래해야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RG는 작년 11월 1500MW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들을 사들였다. 1억8300만달러 상당으로 당시 가장 큰 청정에너지 매수건으로 기록됐다. 이로써 하와이 지역 전력소가 잠정 중단했던 3개 태양광 발전소를 다시 살릴 수 있었다고 썬에디슨 측은 밝혔다.

지난 3월 썬에디슨은 4000MW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를 캐나다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자산 관리사인 브룩필드 아셋 매니지먼트사에 24억9000만달러에 팔았다. 이 거래로 브룩필드는 모두 1억700MW의 청정에너지 발전소를 전 세계에 소유하고 있는 태양광 큰 손으로 발돋움했다.

썬에디슨이 2015년 진행한 공격적인 입찰은 인도에서 태양광 관세를 낮추는데 도움이 됐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가지게 해 줬던 대형 회사의 파산은 인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인도 개발사인 그린코 에너지는 아부 다비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로 지원을 받았으며, 이 회사가 썬에디슨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 그린코 에너지는 5억달러 가치의 1700MW 태양광 자산을 썬에디슨으로부터 구입했다. 440MW는 이미 운영 중이며, 1200MW는 현재 개발 진행 중이다. 이 인수건을 통해 그린코는 향후 2년 내 약 5GW의 발전 용량을 갖추게 됐다.

썬에디슨은 일본에 있는 198MW의 태양광 자산을 BCPG에 팔았다. 그 거래로 BCPG의 청정에너지 규모가 확대됐다.

런던 개인금융회사인 액티스 LLP(Actis LLP)도 선에디슨의 남미 태양광 사업 1500MW구매하면서 남미로 진출했다. 회사는 브라질과 멕시코, 우루과이, 칠레 등 남미 재생에너지 사업에 5억2500만달러를 투자하길 원하고 있다.

영국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 풋볼 클럽은 썬에디슨이 파산하기 직전 거주형 지붕 사업을 구매했다.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는 채식주의 축구팀으로 청정에너지 공급자인 에코트리시티 그룹 회장인 데일 빈스가 구단주로 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 축구팀으로 만들 구상을 갖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로봇 잔디깎기를 이용해 축구장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선에디슨은 2억5000만달러 이상의 거래를 성사키셨다.

NRG의 코넬리우스 부회장은 "(거래를)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건 전체 사업의 규모다. 모든 개발 단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며 "썬에디슨의 덩치키우기 결과"라고 말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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