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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가 필요하다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452호] 2017년 04월 17일 (월) 08:01:46 한무영 myhan@snu.ac.kr
한무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한무영] 우리는 선조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 (錦繡江山) 이라고 할 정도의 아름다운 국토를 물려 받았다. 하지만 지금 자연과 생태계가 나빠진 것은 모두 잘못된 물관리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해오던 빗물배제형, 대규모 집중형, 관주도형, 공급위주형의 물관리는 우리나라의 빠른 현대화와 산업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인구의 증가, 도시화, 기후변화 등으로 달라진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후손들에게도 금수강산을 남겨 주기 위해서다.

1) 선(線)적인 관리에서 면(面)적인 물관리로
지금까지의 물관리란, 비가 오면 선(線)으로 이루어진 하수도나 하천에 집어넣고 거기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홍수나 가뭄과 같은 위험도의 집중, 물을 운반하는데 드는 에너지의 증대, 하천의 수질오염, 지하수위 저하, 비용의 증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유역 전면에 걸쳐 빗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면(面)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국토를 구성하는 산지, 농지, 도로, 도시의 지붕면 등 빗물이 떨어지는 지형의 특색에 맞추어 빗물을 모아서 관리하면 홍수와 가뭄을 줄일 수 있다.

2) 공급관리에서 수요관리로
지금까지 물이 필요하면 공급을 해주는 방식으로 관리를 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1인 하루 물사용량이 282리터로 호주, 독일 등 선진국보다 두배나 더 많은 물을 사용하고 있다. 
수요관리 정책을 잘 만들면 국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도 물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전기분야에서 분산형의 태양광발전, 전기소비 줄이기 등에서 성공한 것을 따르면 된다. 

3) 빗물을 버리는 정책에서 빗물을 모으는 정책으로
건축물, 도로, 산지, 농지 등을 만들 때 현재의 모든 제도는 빗물이 땅에 떨어지면 빨리 내다 버리는 방향으로 되어 있다. 그 결과, 홍수, 가뭄, 지하수위 저하, 하천의 건천화 등 모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생각을 바꾸어 빗물을 버리는 대신 떨어진 자리 근처에 모으도록 한다면 대부분의 물문제가 해결된다. 이와 같이 빗물을 모으는 시설이나 장치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매우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산지는 계단식 논, 땅을 오목하게 만들거나,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으는 빗물저금통, 옥상녹화 등으로 그 지역에 떨어지는 빗물을 잘 활용한 예는 많이 있다. 

4) 보이는 물과 보이지 않는 물의 관리
우리 국토의 자산은 땅과 물로 이루어져 있다. 국토의 물은 보이는 물 (하천, 저수지, 지하수 등)과 보이지 않는 물 (토양수, 식생수, 대기수)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종류의 물이 서로 상호 작용을 이루면서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 국토의 자산 중 보이지 않는 물이 90%로서 보이지 않는 물보다 더 양이 많다. 지금까지는 하천과 같이 눈에 보이는 물만을 물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관리해 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을 관리하면 열섬현상을 방지하고, 증발하여 구름이 되어 다시 비가 내리는 물의 소순환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자주 작은 비가 많이 내리게 할 수 있다.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열섬현상도 줄일 수 있다.

5) 단일목적의 시설물에서 다목적으로
빗물펌프장이나 유수지 같은 홍수방지 시설물들은 일년에 비가 많이 오는 날만 홍수방지 차원에서 빗물을 버리기 위해 사용한다.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은 수자원 확보만을 위한 것이다. 이러한 시설들은 대규모로 만들어 놓고, 비가 많이 오는 기간 외에는 일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빗물을 모아서 홍수와 가뭄방지, 수질오염방지, 등의 목적에 사용할 수 있다. 오목형 옥상 녹화는 물과 에너지와 식량과 주민친화의 다목적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물이 증발할 때 기화열에 의하여 대기의 온도가 시원해지는 것을 이용하여 물과 기후와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기후를 조절할 수 있다.

6) 기후변화 대응, 적응을 넘어 기후회복으로
기후변화의 원인이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면 이산화탄소를 목적한대로 다 줄이더라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고 일반시민이 기후를 회복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하는 시책은 홍수를 대비하기 위한 고가의 시설물을 만들어야 하며, 만들더라도, 이상기후에 대해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원인이 나무가 줄어들고 빗물을 내다 버리는 사막화 현상이라면 해결책은 매우 쉽다. 현재와 같이 물기와 나무가 없는 사막화된 도시에서 빗물을 모아서 나무를 키우고, 땅을 촉촉히 하면 기후를 회복할 수 있다. 나무와 땅에서 증발된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가서 다시 비가 내려와서 촉촉해진다. 기후는 회복될 수 있다.

7) 물관리의 한류를 위하여
우리나라는 산악지형과 불균등한 기후조건 등 가장 열악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어 물관리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러한 조건에서 수천년을 금수강산을 이루어 온 철학과 기술이 있다. 그러한 물관리의 철학이란 洞자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 그리고 하류의 사람, 자연, 그리고 후손까지 모두가 행복하도록 하는 홍익인간 철학이다. 
전세계가 기후변화로 홍수와 물부족을 겪을 때, 수천년을 극복해온 우리의 물관리 철학과 경험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새로운 한류가 될 수 있다.

8) 차기정부 물정책 방향과 비전 
물절약은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타당하고, 그 사례가 많이 있다. 이것은 커다란 시설이나 비용이 들지 않는다. IT 를 이용하여 물사용량을 측정하면서 사용자들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사회적 운동을 유도해야 한다. 현재의 1인 하루 물사용량 282리터를 2020년까지 200리터로 줄이는 목표를 정하자.
‘빗물은 돈이다’라는 생각으로 우리 국토에 떨어지는 빗물을 버리지 말고, 떨어진 자리 근처에 모아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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