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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해수온도차발전 연구기지 해수플랜트 연구센터
해수, 심해에서 찾은 에너지의 보고(寶庫)
[455호] 2017년 05월 15일 (월) 08:00:02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 강원도 고성군 오호리에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수플랜트연구센터 전경

해수냉난방, 부산 롯데마트 등 해안 상업건물·어가 중심으로 보급 성공

2020년 키리바시에서 1㎿ 해수온도차 발전시설 실증…관련 기술 선점

[이투뉴스] 강원도 고성에 자리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수플랜트연구센터는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신산업 창출을 목적으로 해양심층수 등 해수자원의 개발·이용을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국내에서 해양심층수는 깊이 100~200m이상에 있는 해수를 의미하나, 적도에서는 1km이상 깊은 바다에 있는 물을 의미한다.

속초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한 시간정도 고성으로 들어가면 한적한 마을 너머로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 경포대, 해운대, 낙산과 함께 국내 4대 해수욕장으로 꼽힌 송지호 해수욕장이 빼어난 자태를 뽐낸다. 센터 관계자에게 물으니 젊은 층에게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과거 중장년층들에겐 많은 추억이 서린 곳이라 한다.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가 대비되는, 마치 해수욕장이라는 말의 표본과도 같은 풍광이 파란하늘, 따스한 봄볕과 함께 펼쳐져있었다.

송지호 해수욕장 지척에 바로 목적지인 연구센터가 있었다. 센터에는 연구개발동, 해수에너지 실험동, 담수화 실험동, 전시홍보관, 숙소 및 기숙사동, 경비동, 비닐하우스 3채 등 시설이 있다. 연구·지원인력은 모두 11명이다. 과거 30여명까지 인력이 있었으나 해수냉난방시스템의 상용화 성공으로 연구개발 인력이 일부 떠난 상태다

▲ 해수이용 탠덤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두 개의  해수열 히트펌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만큼 각각 별도 설비로 이어진 기존 해수열 냉난방시스템보다 열생산 효율이 높다는 장점을 지닌다.

◆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해수냉난방시스템

해수냉난방시스템은 해수의 냉온열을 직접 또는 다른 매체로 전달시키거나 히트펌프로 열을 모아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냉방의 경우 해양심층수가 연중 2도 이하를 유지하므로 천정에 설치된 냉각파이프에 그대로 흘리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반대로 난방은 표층수나 해양심층수에 있는 다량의 저온열원을 교환·집적시킨 후 담수를 따뜻하게 데워 난방이나 급탕에 이용하고 있다.

냉난방 시 주요설비로는 열교환기와 열펌프, 취수시설, 계측 제어장치 등이 있다. 비용측면에서는 이미 바다로 물을 흘려보내는 취수관이 설치된 경우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어느 정도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2010년 본지가 센터(당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를 취재했을 때 해수냉난방시스템은 아직 초기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관련기사 : 해양심층수 시장 10년 내 2조원, 신재생에너지로 각광>

2006년 최초로 센터에서 냉난방 실험을 한 결과 에너지비용이 90% 가까이 절감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2010년 5월 국토해양부의 해수온도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수행기관으로 센터가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2008년에는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해양관광·레저스포츠센터에 캐스케이드식 히트펌프(난방 70kW, 냉방 20RT)를 설치했고, 이듬해 한국해양대 국제협력관에 해수열원 히트펌프(난방 262.5kW, 냉방 75RT)를 세웠다.

이후 센터는 2011년 각각의 히트펌프를 하나로 연결한 탠덤형 히트펌프(난방210kW, 냉방60RT)를 개발해 장기운전시험을 거쳐 실용화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물을 이용해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해수냉난방 시범보급 사업으로 민간 수산양식장에 500RT 해수열원 터보히트펌프를, 한수원 월성원전 배출수 양식장에 100RT 탠덤형 히트펌프시스템을 설치·운영 중이다.

특히 2014년에는 부산롯데타운 마트동에 해수열원 히트펌프(난방5600kW, 냉방1600RT)를 설치했고, 지난해에는 삼척 솔비치를 비롯해 2곳에서 2116kW규모의 설비를 건설했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연구개발·시범·일반보급 사업을 통해 보급된 해수열 히트펌프 규모는 난방1만774kW·냉방3065RT 가량이다.

별도로 해수부는 2011년부터 2025년까지 어가의 에너지이용비용 절감을 위해 난방77만2000kW, 냉방22만571RT 규모의 히트펌프 보급계획을 실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양식단지 육성사업을 통해 강원 및 경북에 1개소씩 발전소온배수를 이용한 신재생 양식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 해수열원 히트펌프 제작사는 16개사이며 해수열원 시공기술을 보유한 전문 기업은 4개사 정도이다. 300RT이상 대형 해수열원 히트펌프는 3개사 정도가 제작이 가능하다.

▲ 20kW급 해수온도차발전설비. 높은 온도의 표층수로 냉매를 기화시켜 발전터빈을 돌린 후, 항시 2도를 유지하는 차가운 해양심층수로 냉매를 응축해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해수온도차발전 기술 개발 박차
센터는 이제 해양온도차발전시스템 기술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수온도차발전은 고온의 표층수로 암모니아 등 유체를 기화시켜 발전터빈을 돌린 후, 다시 유체를 저온 심층수로 응축시켜 순환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해수온도차 발전을 위해서는 표층수와 심층수가 17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게 좋은 만큼 국내가 아닌 적도부근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2014년 미국, 일본,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20kW급 해수온도차발전 파일럿 플랜트 제작에 성공한 바 있다. 또 200kW 해수 고온도차 발전기를 제작했으며, 현재 1㎿ 해수온도차발전 상세설계가 프랑스 선급(BV)의 실용인증(AIP)을 획득한 상태다.

특히 해수부와 함께 지난해에는 1㎿ 플랜트 핵심부품 제작을, 올해는 취수관 설치설계를, 내년에는 조립을, 2019년에는 국내실증과 키리바시 등 적도해역 운반 및 취수관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도서국가인 키리바시는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점차 뭍이 잠기고 있다. 또 디젤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하기 매우 열악한 편이다. 이 때문에 과거 키리바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센터를 직접 찾아 해수온도차발전을 자국에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센터는 2020년에는 키리바시에 설비를 구축하고 장기실증 및 복합이용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깊은 수심에서 수압을 견뎌야 하는 와이즈의 재질이나 제작방식에 대해 좀 더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등 과제는 많지만, 우리 기술로 만든 해수온도차 발전설비가 오세아니아 도서국가인 키리바시에 설치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 김현주 해수플랜트연구센터장

◆<인터뷰> 김현주 해수플랜트연구센터장

“해수온도차발전이 해수플랜트연구의 화룡점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해양공학을 전공한 김현주 센터장은 1999년부터 해양심층수 연구에 매진해왔다. 김 센터장이 해수냉난방이나 온도차발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가 당시 2035년 11%(현재는 2020년 10%로 개편)로 이중 해양이 담당하는 부분이 1.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막대한 해양자원을 이용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신재생 보급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게 김 센터장의 시각이었다.

본지가 김 센터장을 취재한 2010년만 해도 해수냉난방 등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에 불과했다. 전시홍보관에는 당시 센터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있는데 전용 건물이 지어지기 전까지 처음에는 컨테이너 박스, 두 번째는 외부건물에서 연구를 진행해온 모습이 남아있다.

김 센터장은 “처음에는 인력도 설비도 충분치 않아 대학원생 한명을 데리고 인근 횟집 사장님이 빌려준 어선을 타고 바닷물을 채취하기도 했다”라며 “젊으니까 할 수 있었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농담 삼아 지난날을 소회했다. 

김 센터장은 해수냉난방시스템의 경우 상용화가 이뤄지면서 관련 연구가 일단락됐고, 이제는 해수온도차발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이러한 해수온도차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도 1980년 중단했던 해양온도차발전 플랜트(100㎿) 100기를 건조하는 계획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해수온도차발전을 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여름철을 제외하고 표층수와 심층수의 온도차가 발전에 적합한 20도 안팎에 이르는 경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시 온도가 일정한 적도부근에서는 충분히 경제성을 가진다.

그는 “해외수출뿐 아니라 파리협정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해외에서 사들일 필요가 있는 우리나라로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라며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경우 다른 국가와 비교해 관련 기술 및 시장 확보차원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 해수온도차발전시설 개발에 대해서는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김 센터장은 1㎿ 발전시설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10㎿나 100㎿ 시설 등 대규모 해수온도차발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럴 경우 발전단가가 1㎿시설은 kWh당 400원, 10㎿나 100㎿시설은 각각 kWh당 150원과 80원으로 하락하게 된다. kWh당 400원 정도는 우리나라에서 비싼 편이지만 적도부근 국가에서는 전기요금이 1kWh당 400~600원 또는 1000~1600원하는 만큼 충분히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2019년에는 동해안에서는 일주일정도 문제가 있는지 실제 확인한 뒤 바로 오세아니아 키리바시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고성=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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