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냉난방 비수기 맞아 도매전기료 0달러 기록
온화한 날씨 등으로 소비자 부담 그다지 안늘어

[이투뉴스] 미국 내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성공시킨 주를 꼽으라면 단연 캘리포니아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3월 하루 전력소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캘리포니아주에 연결된 전력망에 40% 상당의 전기를 공급했다. 주택용과 상업용 지붕형 태양광발전을 합쳐, 전체 전력 수요를 차지하는 태양광 점유율은 한낮에는 50%를 초과했다고 EIA는 밝혔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의 실시간 도매전기료는 0달러로 내려갔다. 2013년과 2015년 사이 MWh당 14~45달러 사이의 전기료와는 대조적이다.

태양광 발전이 최고점에 달했을때 원자력을 포함한 일부 발전소들이 쉽게 발전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이 과잉 공급 상태로 전기료가 일시적으로 급락한 것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산업에게 매우 희소식이다. 2016년 캘리포니아 내에서 태양광 용량의 엄청난 확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늦겨울과 초봄은 전기 수요가 대체로 낮다. 냉난방 사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때가 태양광 점유율이 가장 높은 시기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일시적인 전기 도매가 하락은 반드시 캘리포니아 주 소비자 전기요금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캘리포니아 주 전기료는 미국내 평균보다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태양광 투자가 전폭적으로 이뤄진 지역에서 에너지 비용의 장기적 하락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지역에서 태양광은 이미 풍력과 석탄, 가스보다 더 저렴해졌다. 이에 대해 미래학자 레이 쿠르스웨일은 "시장의 힘은 향후 10년간 급격한 속도로 태양광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포춘>지는 전기 가격이 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영향을 끼쳤지만, 한편으로는 재생에너지 전력망의 미성숙도 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화한 날씨, 전기 소비 낮은편
캘리포니아 주는 재생에너지 투자와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 늘 앞장서 왔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전 EPA는 다른 주정부에게 캘리포니아를 모델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는 2030년까지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스탠다드를 설정했다. 미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표치다. 이와 함께 배출권거래제도 추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전기료는 미국 전체 평균보다 35~45% 가량 높다.

더 높은 전기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전기료 지출이 낮은 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타 주들에 비해 더 적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집들의 전기 수요가 낮기 때문이다.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높은 전기 생산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캘리포니아주의 온화한 날씨 때문에 주민들은 냉난방을 덜 사용한다. 냉난방은 천연가스 소비군 중 두번째에 해당한다. 캘리포니아 해안에 사는 수 백만명의 주민들은 냉난방 시설을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다른 주들이 '캘리포니아 모델'을 따라할 수 있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LA의 7월 온도는 화씨 70~75도(섭씨 21도~23.8도)  이내다. 반면 같은 시기 휴스턴의 온도는 섭씨 90도(섭씨 32도)를 넘는다.

캘리포니아주가 전기를 덜 사용할 수 있는 요소는 경제적 구조도 포함된다. 제조시설 성장률이 미국 평균보다 7배 가량 느리다. 에너지 집약 서비스 산업도 미국 내 평균보다 적다. 집 크기 대비 사람들이 더 많이 사는 점도 이를 설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가정집은 미국 평균 가정보다 20% 더 많은 사람들이 산다.

최근 몇 년간 캘리포니아주는 전기의 60%를 천연가스로 발전했다. 사용한 천연가스의 90%는 수입산이었다. 아울러 캘리포니아는 연간 필요한 전기의 33%를 다른 서부 주에서 끌어다 쓴 것으로 확인됐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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