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녹조제거제품인 알루미늄화합물은 수생태계에 악영향
무독성 천연점토질 성분으로 녹조 등에 영양공급 원천차단

[이투뉴스] 우리나라의 많은 강과 호수가 녹조로 신음하고 있다. 도시화와 개발 등으로 유속이 느려지고, 부영양화가 지속되면서 여름철마다 '녹조라떼'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주연방정부 소속 연구기관인 CSIRO가 개발한 무독성 천연점토질(벤토나이트 란타늄)의 녹조제거제 ‘포스락(Phsolock)’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강과 호수에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많이 사용했던 화학물질(알루미늄화합물)이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환경에 무해한 희토류의 한 종류인 란타늄을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많이 나는 란타늄은 전자제품 등에도 쓰이는 희토류의 일종이다. 포스락은 천연물질인 란타늄 5%와 황토와 비슷한 분자구조로 물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벤토나이트 95%를 섞어서 만든 제품이다. 물속에 있는 인을 응집(란타늄이 인과 결합하면 랩토판으로 변환)해 조류의 먹이인 부영양화를 근원전으로 차단하는 형태다.

▲ 많은 녹조가 발생해 신음을 앓고 있는 호주의 퍼스 호수.

녹조는 물속에 과잉으로 유입된 영양염류(인과 질소)가 다량으로 퍼지면서 물의 자정능력을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수온이 오르는 여름철에 이 영양소를 먹고 녹조류가 번성함과 동시에 다른 수중생명체의 감소시킨다. 또 그 물을 섭취한 물고기와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몇 가지 종류의 녹조류는 상수원까지 잠식하면서 사람까지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이같은 녹조를 없애기 위해선 물을 빼고 퇴적오니를 제거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강이나 호소 바닥에 오랫동안 쌓인 퇴적물에 존재하는 인(P)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환경파괴 등 또다른 문제점을 낳는다. 이렇다보니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녹조가 발생한 물에 녹조를 죽이는 제거제를 첨가하는 방법이다.

화학물질인 녹조제거제는 녹조를 죽이기 위해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독성물질이 녹조류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대부분의 녹조제거제는 알루미늄이나 구리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수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많은 선진국에선 식수로 사용하거나 사람의 통행이 빈번한 공원 등의 경우 알루미늄화합물 종류의 녹조제거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녹조제거제 투입이 환경친화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호주에서 개발, 세계적으로 성능 입증
호주연방정부 산하기관에서 개발한 포스락(Phoslock)의 주기능은 ‘인(Phosphate)을 잡는다(lock)’는 제품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인을 포집해 영양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특히 주성분인 ‘벤토나이트 란타늄’은 무독성의 천연점토질 성분이라 수생태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염물질인 인을 ‘흡착과 침전’방식의 메커니즘을 통해 제거함으로써 하천 및 호소의 부영양화를 방지, 녹조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현재 산업체, 축산업체,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방류수에 적용한 결과 영양염류 제거를 통한 수질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 포스락을 사용해 녹조를 제거한 후 퍼스 호수

포스락의 특장점은 무엇보다 천연광물질 제품으로서 인체나 생태계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이미 호주를 비롯해 뉴질랜드, 영국, 중국, 미국(TCLP)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에서 독성 및 위해성 평가를 통과했다. 뉴질랜드에서는 환경오염의 지표종으로 알려진 무지개송어와 물벼룩으로 시험한 결과 무독성으로 위해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증명된 제품이다.

부영양화에 따른 녹조가 번성한 강과 호소에 사용한 결과 효능 역시 완벽하게 입증됐다. 호주 스완강, 캐닝강과 휘시워크 하수종말처리장에서의 인제거사업, 뉴질랜드 로토우아 호수의 수질개선사업(20년간 총사업비 2억달러 중 1200만달러를 포스락에 투입), 남아프리카 공화국 하트부스푸트댐의 수질개선사업, 중국 곤명시 디앤치호수의 수질개선사업, 브라질 아마존강 지류 수질개선 등 세계각지에서 사용돼 탁월한 녹조 생성차단 효과를 보였다.

효율성 역시 탁월하다. 물의 수면에 ㎡당 250g으로 1만㎡(약 3000평)당 2.5톤의 소량을 살포한다. 수처리 시설의 경우에는 유입량 기준으로 인 1g당 90g의 포스락을 적용한다. 특히 인 제거기능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수중에서 2∼3년간 작용하면서 유입되는 인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사용이 편리한 제품이다.

지속적으로 물속에 있는 인을 제거하면서도 2차 환경오염 발생이 없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포스락은 기존 녹조제거제나 수처리제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사용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정도 비싸다는 평가다. 그렇다보니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골프장 등에서만 사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국내 강과 호소 대부분 부영양화로 신음
현재 국내에 있는 대다수의 호소가 부영양화로 신음하고 있다. 실제 1995년 이후 국내 10개 주요 호소의 영양상태 판정표에 의하면 국내 대부분의 호소가 이미 부영양화 상태에 놓여 있다. 오랫동안 낙엽이나 각종 생활하수에서 흘러온 퇴적물이 물속에 쌓이면서 인이나 질소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상승으로 퇴적물의 부패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여름철이 되면 수중퇴적물에 침전돼 있던 인의 재용출되면서 녹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부패한 물과 과량의 영양염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어패류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유발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과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과 호소의 부영양화를 방지하기 위해선 자연적인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인위적인 영양염류 유입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즉 생활하수와 가축분뇨 등을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 인과 질소 등 영양염류의 유입을 차단하고 유역에서 발생하는 영양염류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녹조 발생을 막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확실한 기술과 방안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환경단체 등에서는 수생태계에 무해한 포스락 같은 제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비용측면에서도 이들 제품이 결코 비싸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처리제와 녹조제거제의 경우 일시적으로 인을 제거하더라도 다시 재용출되거나 물을 산성화시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 브라질의 한 호수에서 포스락을 살포하는 모습.

<미니인터뷰 / 안태용 정토산업 대표>

“녹조 예방과 치료, 현재로선 포스락이 최선”
 자정능력 복원이 중요, 녹조제거제 국산화 추진계획도

▲ 안태용 대표

“녹조도 결국 생물입니다. 이 생명체를 죽이기 위해서는 독성물질을 사용해야죠. 현재 주로 쓰이는 녹조제거제는 알루미늄화합물로 녹조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포스락을 수입·공급하는 안태용 정토산업 대표는 녹조제거제에 대한 문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알루미늄화합물이니만큼 독성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해 상수원 등에는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포스락은 천연물질로 독성이 전혀 없으며, 녹조에게 가는 영양분을 차단·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호수나 흐름이 약한 강의 경우 오랫동안 관리를 안하다보니 과도한 영양분이 계속 유입되고 쌓여, 자정능력(복원력)을 넘어섰어요. 그 선을 넘어가기 전에 스스로 복원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4대강 이후 녹조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지만, 이미 한계를 초과한 곳의 경우 불가피하게 포스락 같은 치료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포스락을 뿌리면 바닥으로 가라앉아 인이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는 등 예방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포스락의 효과는 세계적으로 이미 검증된 상황입니다. 수생태계에 무해하다는 것도 수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어요. 하지만 수입제품이라는 점과 가격이 기존 제거제에 비해 높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활발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죠”

안 대표는 근래 월드컵과 올림픽을 잇달아 개최한 브라질에서 사용해 큰 효과를 보는 등 포스락이 세계적으로 녹조 발생의 예방 및 제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골프장 연못 등에서 녹조 방지 및 제거에 사용하고 있으나, 대형 호수나 강에서는 비용을 이유로 도입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일부 연구기관 및 학계 등과 함께 석탄재 등을 이용한 녹조제거제 국산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현재로선 포스락이 최선이지만, 비용측면에서 꺼리는 것을 고려해 궁극적으로는 국산화가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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