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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시민 공동체를 일깨우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 이끌며 뛰어난 절감효과 입증
타 지자체 확산 위해 ‘원전 하나 줄이기 매뉴얼’ 제작
[455호] 2017년 05월 17일 (수) 08:00:14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 에너지자랍마을인 성대골에서 에너지카 해로에 설치된 태양광설비와 자전거로 밝히는 조명 등을 활용한 에너지체험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이투뉴스]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 일환으로 조성한 에너지자립마을이 내년에는 100개에 달할 예정이다. 에너지자립마을은 기후변화 위기대응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마을공동체단위로 에너지절약·효율향상·신재생에너지 등을 통해 에너지자립도를 높인 마을을 의미한다.

시는 지난해까지 저층주택 밀집지역 21곳과 공동주택 밀집지역 34곳이 에너지자립마을로 탈바꿈됐다고 밝혔다. 올해는 75개 마을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에너지자립마을 운영의 성과로 ▶에너지절약 ▶에너지효율 제고 ▶에너지생산과 신산업 실험 ▶에너지 나눔 ▶일자리 창출 및 도시 재생연계와 같은 특화 프로그램 개발 등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치가 있는 것은 주민들이 서로 에너지자립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교류하는 등 사막한 도시에서 마을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돈의문 센트레빌아파트 김선구 주민대표는 “에너지자립마을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들이 기후변화와 에너지문제에 앞장서면서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사랑방에 모여 주민 간에 화합하고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죠. 아파트하고 거리가 먼 것 같았던 이웃 간의 체온과 인간애를 다시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죠”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시가 추진하는 에너지자립마을 기반구축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 단계는 에너지공동체 구축, 두 번째 단계는 공동체 확대, 세 번째 단계는 에너지 생산 중점 생활문화 정착 등이다. 각각의 단계마다 시는 컨설팅, 모니터링, 교육, 재정지원, 관계망 구축 등을 제공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에너지자립마을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교육의 장
에너지자립마을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에너지점검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이 되어주고 있다. 직접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주민 스스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은 적어도 해당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특히 에너지자립마을 대표 롤모델로 꼽히는 성대골은 에너지자립운동 초기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교육에 집중해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마을 엄마들이 미래아이들의 삶을 걱정하며 도서관에 모여 강의도 듣고 에너지자립마을 사업도 진행하면서 서서히 에너지전환마을로 꾸며갔다.

에너지전환을 가르치기 위해 성대골 마을학교에서는 엄마와 아이들, 마을주민들이 모두 선생님과 학생이 돼, 전문적인 에너지 관련 지식보다는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의 이용과 절약’을 체험으로 풀어냈으며, 마을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에너지자립마을인 성미산마을에서는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탈핵, 피크오일, 에너지자립마을 등 5개 주제를 기반으로 연령별 교육콘텐츠를 제작해 에너지교육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 7세반 유아를 대상으로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제공하고, 방과 후 교실에서는 기후변화와 피크오일, 신재생에너지와 탈핵이란 주제를 가지고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함께 전환하기’ 모임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적정기술, 지속가능한 삶을 연구하는 ‘전환위크 워크숍’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관악에코마을에서는 자체 에너지컨설턴트 양성과정을 마련, 그간 11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난해 수료한 4명은 80여 가구를 대상으로 직접 에너지진단을 실시하기도 했다. 마을공동체  리더가 에너지진단사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심화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된 조명을 LED등으로 교체할 경우 뛰어난 에너지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용전기 절감 등 경제적 효과도 ‘톡톡’

주민들이 에너지자립마을로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금전적 혜택은 전기요금 절감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대부분인 서울시에선 공용전기 요금절약이 가장 큰 혜택이라 할 수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에너지자립마을 컨설팅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자립마을에 참여한 마을은 사업 초창기였던 2012년 대비 전력소비량이 평균 12.2%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의 세대 당 전력소비량 절감률이 3.4%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3배 이상 높은 절감률을 기록한 것이다.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을 통한 공용전기 절감은 예상보다 효과가 컷다. 마을 절전소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일하이빌뉴시티아파트의 경우 2013년 겨울철 공용전기료 관리비가 1억500만원이라는 거액이 나왔으나, 이듬해 겨울철 관리비가 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가량 축소됐다.

아파트 입대위원회장인 남승보씨와 박정신 관리소장이 마을 절전소 활동에서 배운 절전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리비 절감이 손쉬운 것부터 순차적으로 개선한 결과다. 또 겨울철 동파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동할 수밖에 없는 열선에는 부동액을 충전, 뛰어난 절전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돈의문 센트레빌아파트의 경우 에너지지킴이가 하루에 한번 에너지순찰을 통해 불필요하게 켜진 공동시설 조명을 소등하고, ‘한 칸 건너 한 칸 켜기’ 등을 실천한 결과 세대별로 월 2만6245원이던 공용전기요금이 1년 후 2만3358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10월에는 1만5837원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석관두산아파트의 경우 중앙난방시스템을 개별난방시스템으로 교체했다. 중앙난방으로 한 겨울에도 집에서 반바지와 반팔을 입는 등 에너지낭비가 많았으나 개별난방으로 실내온도를 18~19도로 유지하는 등 주민들이 에너지 절감활동을 실천해왔다. 또 지하주차장 조명을 LED로 교체해 공용 전기를 절감했다.

시에 따르면 LED조명 교체 시공비용은 1억원이 소요됐으나, 연간 2억원 가량 전기요금이 절감되면서 8개월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전과 전기요금 계약방식을 세대별로는 종합방식, 공용전기부분은 단일방식으로 변경한 것도 좋은 절전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는 전기요금 절감 이외에도 경제적 편익 제공을 위해 전기, 수도, 도시가스 등을 절약한 만큼 마일리지 형태로 쌓아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에코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에코마일리지로는 에너지절약제품, 교통카드 충전, 전통시장 상품권 등 다양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절약 전문기기 및 용구 등을 창안하고 팔 수 있는 에너지슈퍼마켓이나 에너지를 주제로 방문객을 유치하는 탐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상품도 내놓고 있다.

▲ 김연지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

◆[인터뷰] 김연지 서울시 에너지시민협력과장

“이제는 서울시가 어떤 정책을 통해 이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성과를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의 정책이 에너지정책의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지자체로 관련 내용이 확산될 수 있도록 그간 시의 정책을 정리한 ‘원전 하나 줄이기’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김연지 에너지시민협력과장은 중앙정부에 모든 에너지정책 권한이 주어졌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지자체도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분산전원체계를 시험해보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데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에너지정책에 대한 시의 노력, 건의사항 등을 새로운 정부에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에 대해서는 시민들과 생각의 접점을 찾는 일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간 미니태양광이 3만 가구에 보급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의 필요성을 모두 체감했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소회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감대 형성, 에너지정책에 대한 긍정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홍보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 과장은 “가령 과거 전액 보조금 지급을 통해 가정에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한 경우, 오히려 에너지사용량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한 바 있다"라며 "결국 시민들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참여할 수 있게끔 해야 제대로 된 보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너지정책을 추진비용이 시민들이 부담하는 요금으로 부과되는 만큼 이런 부분에서도 시민의 동의가 요구된다는 입장이었다

김 과장은 그간 중앙정부가 주도했던 에너지관련 기술 개발도 지자체가 현장에서 찾은 문제점을 개선해가며 실험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설명. 특히 마을주민들을 주축으로 에너지강사, 지역에너지연구원 등 일자리 창출도 점차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자립마을사업을 통해 산골마을에 있는 노후주택을 모두 개부수한 적이 있다. 지역주민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정책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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