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의무이행 압박 강화로 신재생 확대 분위기 조성
해상풍력·ESS연계·발전소온배수 등 새로운 사업 발굴 활기

▲ 올해 9월 준공 예정인 남동발전의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감도. 제주도민 약2만4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연간 8만5000㎿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투뉴스] 정부는 2012년부터 500㎿ 이상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토록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보조금을 지급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시행했던 이전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보였지만 과도한 재정 부담과 에너지원 및 사업자간 가격경쟁 메커니즘 부재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안으로 RPS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RPS시행 이후 지난 연말까지 증설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FIT를 통해 10년 동안 보급된 용량의 약 7.7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기준으로 발전소수는 2만338개(설비용량 약7555㎿), 발전량은 4만8391GWh에 달한다. FIT로 10년간 건설된 발전소수가 2067개소(설비용량 약980㎿)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라고 할 수 있다.

초기 RPS시장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6개 발
전사가 RPS공급의무자로 참여했으나, 현재는 발전사업자(6개 발전공기업 및 민간발전사)와 지역난방공사, 수자원공사 등 18개사로 대폭 늘어났다.

RPS 제도에서 의무를 이행하는 공급의무자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당초 원자력 및 석탄·가스발전 등 화석에너지를 대표되는 발전사들의 변신은 최근 RPS의무 이행에 대한 정부의 압박 강도가 더해지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공급의무자에게 부과되는 RPS 의무공급량의 비율을 당초 2020년 6%에서 7%로 상향 조정했으며,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키로 했다.

올 초에는 감사원이 설비투자효과는 적지만 RPS이행이 손쉬운 바이오매스 혼소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이도록 권고하는 등 다양한 경로에서 공급의무자들의 의무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초기 공급의무자에 해당하는 6개 발전공기업들은 올해 대규모 신재생 프로젝트 추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미국·중동·베트남 등 국내외 대규모 프로젝트 발굴
지난 연말 파리협정 발효로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보급에 대한 국가적 목표와 의지가 뚜렷히 드러나면서 발전공기업 6사도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올해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2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해남지역 180만평 부지에 육상·수상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신재생원을 구비한 400㎿규모의 해남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로 사업비 전액을 남동발전이 자체 조달한다.

지난해 9월 일부 가동을 시작한 30㎿규모 탐라해상풍력발전도 올해 9월이면 풍력발전기 10기 모두 상업운전을 개시할 수 있게 된다. 연간 제주도민 약2만4000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8만5000㎿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남동발전은 제주도민의 편익을 위해 30억원의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이외에도 신안해상풍력, 동부해상풍력, 전남해상풍력 등 추가적으로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삼천포본부 제1회 처리장 부지에 10㎿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으며, 지난해 10월 본당본부에 설치한 세계 최초 5.72㎿규모 복층구조 연료전지 발전소에 이어 향후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풍력발전기자재 국산화를 위해 2004년 제주도 한경풍력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풍력발전터빈 100기를 세우는 ‘국산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창죽(16㎿), 태백(18㎿), 평창(30㎿) 등에서 상업운전 개시를 성공했고, 올해는 정암풍력(35㎿), 태백2풍력(20㎿) 등을 추진 중이다. 2018년 삼척 육백산풍력(30㎿)과 강릉 안진(60㎿) 등에 풍력발전단지 건설이 끝나면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남부발전은 국산풍력에 이어 소수력발전 100기 건설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시범사업으로 안동·합천 등 3곳에 소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향후 강원·전북·경북 ·경남 등 전국 각지를 물색해 알맞은 터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경북 안동시, 경남 하동·합천·함양·산청군 등과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이외에도 제주 대정읍 해역에 100㎿급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세우는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며, 발전소 온배수 폐열 자원화 등 다채로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풍부한 풍력자원을 자랑하는 요르단 타필라 지역에서 49.5㎿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향후 20년간 요르단 정부의 전력구매를 통해 매년 약18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 취수로에 설치된 1.8㎿급 수상태양광

◆ 취수로에 수상태양광...기존 발전소 유휴부지 적극 활용
중부발전은 올해 200㎿규모 군산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미 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하나금융투자와 6000억원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약정을 맺는 등 자금수혈이 약속돼있어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 농민 편익증진 및 발전소 부산물 재활용 차원에서 올해 82억원을 투입해 국책협력연구과제로 발전소온배수를 활용한 온실난방 및 이산화탄소 포집, 석탄재 농업용 상토재 활용 등을 추진한다.

지난 연말에는 제주 상명풍력단지에 풍력발전터빈 7기와 6㎿h급 ESS를 연계하는 ‘풍력과 ESS 연계형’ 사업을 추진하는 등 올해까지 국내에서 모두 919㎿규모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신재생에너지사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선파워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275㎿급 네바다주 태양광 발전소의 건설공사를 착수했다.

이중 150㎿에 해당하는 1·2단계 사업에 한해 전력구매계약을 끝마친 상태다. 지난해 12월 1단계 사업은 상업운전에 개시했고, 향후 추가적으로 125㎿분의 사업에 대해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올해 9월에는 55.4㎿ 인도네시아 스망까 수력발전소가 준공될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설비 투자를 위해 1368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용이한 부지 확보를 위해 주로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내 취수로,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육·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부터 태안·평택·서인천화력발전소 내 유휴부지에서 5.1㎿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를 추진중이며, 올해는 2단계 사업으로 13.56㎿ ‘태양광과 ESS 연계형’ 사업을 착수하게 된다. 이후 회처리장 부지를 활용해 87㎿에 달하는 3단계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택발전본부와 서인천발전본부에서는 발전소 취수로에 구조물을 세우는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을 진행, 연간 630만kWh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또 군산복합 화력발전소 유휴부지를 활용해 1.6㎿ 태양광발전소와 5㎿ ESS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충남 서산에서도 16㎿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을 계획·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내 태양광 모듈생산업체인 신성솔라에너지와 베트남 닥농성 태양광발전사업을 공동 발굴키로 했다. 300㎿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사업비만 약4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베트남 북부 닌빈성에서도 500㎿규모 신규 태양광 발전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최근 고흥군 에너지자립마을에 바이오매스를 주축으로 태양광·풍력발전을 복합적으로 적용,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25㎿급 거금도 태양광발전소와 40㎿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준공되면 고흥군이 연간 소비하는 전력량(427GWh)을 웃도는 연간 477GWh의 신재생에너지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울산과학기술원과 세계 최초로 2018년까지 20억원을 투자해 바다에 설치가 가능한 해수전지 ESS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원천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진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하동군과 2020년까지 4개 읍면에 60㎿규모 태양광 및 바이오매스 발전설비를 복합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강세를 보이는 연료전지사업도 전북 익산지역에서 20㎿규모로 진행 중이다. 향후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또 지역농민과 상생을 위한 농가 참여형 태양광발전사업에도 전개한다. 이달부터 100kW 농가 참여형 태양광발전소 실증사업을 시행한 후 지역농민을 대상으로 1000개소(100㎿)에 달하는 사업을 발굴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RPS제도의 대부분 의무이행분을 감당하는 발전공기업의 진취적인 태도가 국내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가중되는 공급이행량 대비 부족한 신재생자원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활발한 사업발굴로 국내 신재생시장을 견인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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