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설립 이후 기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실질적인 사업을 꾸리기 어려웠던 에너지재단이 최근 잇따른 기금 출연으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의사를 보인 SKㆍGS칼텍스ㆍ에쓰-오일 등 정유사의 60억원 기금출현으로 올해 최대 150억원 규모의 별도 기금 조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에너지 빈곤층 복지와 소외계층 지원을 목표로 출발한 에너지재단에 대한 기금 출연은 적극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그동안 사회적 약자로부터 빼앗을 뿐 사회적 공헌에 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에너지기업 특히 정유사의 솔선수범은 빛을 발했다.


그러나 사회적 의미가 있는 사업에도 경쟁사의 눈치를 보는 정유사에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지난해 11월 SK가 에너지재단 기금으로 20억원을 추가 출연한다고 할 때의 일이다. 당시 기자와 만난 한 정유사 관계자는 “5000만원의 기금을 1차로 출연했던 SK가 추가 출연을 결정함에 따라 계열사인 SK인천정유를 제외한 다른 정유사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기금 출연에 대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그리고 두 달 후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사들이 모두 20억원을 출연했다. 특히 에쓰-오일이 에너지재단 기금으로 20억원을 출연한다고 발표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GS칼텍스도 경쟁적으로 20억원의 기금을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2개월 전 토로했던 한 정유사 관계자의 말이 사실화된 셈이다.


“에너지재단 기금 출연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이 에너지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정유업계의 마음은 분명 진심을 담고 있다. 그러나 좀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경쟁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좀 더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하는 모습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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