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고속도로주유소 '갑질' 횡포 규탄
유류세분 카드수수료 반환청구소송 진행 中

▲ 김정훈 회장이 도로공사 고속도로주유소 항의집회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석유유통 전문가들은 국내 주유소의 적정 수준을 7000~8000개로 추정하는데 지난해 전국에는 약 1만2000개의 주유소가 영업을 했다. 워낙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해외 메이저 정유사인 모빌이나 BP 등도 국내 진출을 하지 못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가격경쟁을 더 촉진시키겠다며 2011년 알뜰주유소를 만들었다.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는 단호하게 그리고 자신감 있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정부는 알뜰주유소의 가격인하 효과가 매우 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쏟아온 1000억원 이상의 국민세금을 생각하면 가격효과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알뜰주유소는 지방 주유소 생태계를 무너트렸고, 우리 대리점 업계에도 경쟁을 심화시켜 평균 영업이익률을 1% 미만대로 떨어뜨렸다. 현재 석유유통시장은 분명 비정상화 단계다"

김정훈 석유유통협회 신임회장을 협회에서 만났다. 지난 2월 22일 회장에 취임했으니 두달여 만의 인터뷰다. 

김 회장은 지금의 석유유통시장은 크게 왜곡된 비정상적인 시장이며, 정상화로 돌려놓는 것이 협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진행한 '도로공사 고속도로주유소 경영간섭 중단촉구' 항의집회를 예로 들었다. 석유유통협회는 주유소협회와 함께 3월 16일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도로공사의 갑질 횡포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2014년부터 도로공사가 공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 고속도로 주유소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속도로 주유소운영자들은 통산 5년 단위로 도로공사와 운영계약을 갱신하고 있는데, 계약연장을 볼모로 최소한의 영업 수익마저 포기하고 기름을 판매하도록 강요했다는 것. 

이로 인해 주유소 운영자들은 사지로 내몰렸고, 고속도로주유소 인근 지역에 위치한 영세 자영주유소들도 유탄을 맞아 연쇄적으로 도태됐다고 하소연했다.

김 회장은 "이것은 명백한 공기업의 갑질 횡포이고, 시장경쟁 중립성을 크게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어 "현재 도로공사 측은 국민 대대수가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기름 값에 만족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도로공사는 기름을 싸게 파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 이 부분의 성과를 내새워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렇게 과도한 출혈경쟁에서 밀려난 영세 주유소들은 살아나기 위해 가짜석유를 유통시킬 우려가 높다고 염려했다. 말 그대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협회는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주유소에 대한 갑질 횡포와 경영간섭을 중단시키기 위해 주유소협회와 연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으로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 현재 협회는 유류세분 카드수수료 반환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올해 협회가 유류세분 카드수수수료 반환청구소송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유소 업계의 카드수수료는 1.5%이지만 기름 값의 60%에 육박하는 세금 수수료까지 부담하고 있어 사실상 수수료는 3% 이상이라는 것.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500원 기준으로 볼때 22.5원이 카드 수수료이고 이중 13.5원이 유류세 수수료다. 평균적으로 따졌을 때  주유소가 지난 5년간 낸 유류세분 카드수수료를 계산해보면 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협회는 그동안 석유업계는 카드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대해 수차례 건의를 해왔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김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소상공인연합회를 중심으로 부가가치세분 카드수수료 반환청구 집단소송이 제기돼 우리 협회에서도 유류세분 수수료에 대한 반환청구 소송을 추진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협회는 이 소송을 진행할 법무법인을 접촉하고 있다. 김 회장은 법무법인이 정해지는대로 바로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누구인가] 김정훈 석유유통협회회장은 1957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 미국 덴버대학교에서 MBA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1월 성진유업 전무이사를 거쳐 1991년 2월 동사(현 SJ오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는 SJ인더스트리 대표를 겸직하고 있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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