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진흥협회, 회원유치 홍보물 발송하며 세불리기 착수
LPG판매협회중앙회, 유사단체 가입 제명 등 회원사 단속

▲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 이사회에서 지방협회장들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투뉴스] 전국 LPG판매사업자의 구심체로서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회장 김임용)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올해 출범한 한국LPG진흥협회(회장 심완식)가 회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양 단체의 회원이 LPG용기사업자와 벌크판매사업자 등 전국의 LPG판매사업자로 동일한 대상인만큼 갈등의 골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 및 사업관리법 상의 사단법인으로 유일한 법적 사업자단체인 반면 한국LPG진흥협회는 민법상의 사업자단체로 성격이 다르다지만 LPG판매사업자들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부분 사업자가 판매업에 오래 종사한 만큼 인적 네트워크에 따라 가입과 탈퇴를 두고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됐다.

이미 한국LPG진흥협회가 발족할 당시부터 예견된 사항으로, LPG판매사업자를 회원사로 하는 사단법인 간의 세(勢) 다툼이라는 시각에 더해 LPG판매 시장판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월 22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득한 한국LPG진흥협회는 최근 전국 LPG판매사업자에게 홍보물을 발송하면서 회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공동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아울러 다음 홍보물에는 회원 입회신청서를 동봉하겠다며 공개적으로 회원 유치에 나섰다.

특히 한국LPG진흥협회는 LPG시장에 다수의 단체가 구성되어 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돼 LPG산업 공동발전을 모색하는 공동체로서 역할 수행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회원 중심의 운영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LPG산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난이다.

이에 따라 한국LPG진흥협회는 LPG수입사 및 정유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여 회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회원 전용카드제를 통한 마일리지제 도입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상조 및 가족의료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조직 확대 측면에서 한국LPG진흥협회는 기존 LPG벌크판매협의회(회장 안필규)와의 통합을 꾀한다. LPG벌크판매사업자 70여명으로 구성된 벌크판매협의회는 지난달 21일 전남 장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양 단체 간 통합을 의결한 데 이어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통합을 확정한다. 다만 대부분 같은 회원인 한국LPG벌크판매조합(이사장 안필규)은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이처럼 한국LPG진흥협회가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서자 1988년 설립된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를 모태로 2001년 액법 제50조에 의거 설립된 기존 사업자단체인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는 유사단체의 난립을 좌시할 수 없다며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LPG진흥협회의 홍보물을 접한 LPG판매사업자들이 이 단체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문의가 중앙회에 이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지는 상황도 중앙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김임용 중앙회 회장은 전국 LPG판매사업자에게 한국LPG진흥협회 설립 주체자들은 호라이즌홀딩스와 한국씨티에너지 관계자들로, 이들은 LPG수입업과 LPG배관망사업을 명분으로 사채 및 기관투자 펀드를 끌어들이는 한편 투자자 모집을 통한 기업사냥 및 기업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사업가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LPG진흥협회 설립에 참여한 일부 판매사업자는 사업과정에서 사적이익이라도 챙기려는 LPG판매업소 거래 브로커나 덤핑판매사업자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재임시절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 근간 흔드는 행위에 격앙

또한 한국LPG진흥협회는 산업부에서 민법 제32조에 의거 설립허가를 받았는데, 민법에 따른 사단법인은 산업부 산하에 3800여개가 존재한다며, 액법 제50조에 의거한 유일한 LPG판매사업자단체인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와는 지속성장을 위한 목적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15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개최된 LPG판매협회중앙회 제3차 이사회는 이런 격앙된 분위기가 그대로 표출됐다.

부산지역의 경우 전임 부산판매협회장이며 중앙회 부회장이었던 최희창 씨가 진흥협회 발기인으로 자리를 바꾼 뒤 사업자를 순회방문하며 “이제 중앙회는 끝났다”는 막말을 던지면서 진흥협회 회원 가입을 회유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판매협회중앙회 부회장을 지낸 선배로서 명예롭게 지속성장의 후원자 역할을 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이적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힐난이다.

제주도의 경우 이대로라면 협회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지방협회 차원에서라도 우선적으로 유사단체에 가입된 회원은 이사회와 총회 의결을 거쳐 제명토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지역의 경우에는 LPG벌크판매조합에 가입된 회원들을 대상으로 그동안 설득을 벌여 인천판매협회에 편입시키거나 제명시켜 말썽의 싹을 없앴다.

하지만 결속력의 민낯도 드러났다. 용기와 벌크 등 각 사업자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다 양 협회에 모두 가입해 있는 사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로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사업을 어떻게 막을 수 있냐는 의견과 함께 상당한 물량을 확보하고 오랜 기간 판매업에 종사한 사람들을 완전히 외면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곤혹스러움도 드러냈다. LPG진흥협회의 주축이 일부 벌크판매사업자라는 점에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중앙회 부회장이면서도 LPG벌크판매조합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은 한 지방협회장은 조합 출범 시 개인자격으로 가입한 것으로, LPG진흥협회와 통합이 진행되자 조합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하면서 이참에 협회중앙회가 회원들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느냐하는 자성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간 끝에 지난 2차 이사회에서 의결한대로 윤리위원회를 열어 유사단체에 가입한 회원의 자격상실을 결정키로 했다.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와 한국LPG진흥협회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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