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열병합-GS E&R 연료수급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
시장개척·방어 위한 영업전…안전 둘러싼 대리전 양상

[이투뉴스] 높아진 가격경쟁력을 등에 업은 LPG업계의 열병합발전 연료시장 개척이 안전 문제와 일부 주민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장탱크 설치허가권을 가진 지자체가 허가를 자꾸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면에는 집단에너지 연료전환 시장을 둘러싼 LPG와 도시가스 간 치열한 물밑경쟁이 이런 현상을 촉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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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대덕구청은 대전열병합발전(대표 이윤영)이 발전연료를 벙커C유에서 LPG(프로판)로 변경하기 위해 제출한 저장탱크 설치허가를 최근 반려했다. 200톤 이상의 가스저장탱크 설치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대상이라는 관련 규정을 들어 도시계획 심의를 먼저 받으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대전 3∼4산업단지와 송강·둔산·테크노 지구 등에 산업용 스팀과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자(병행)인 대전열병합은 대기오염물질 및 미세먼지 배출 우려 등으로 인한 연료전환 요구가 이어지자 LPG로의 연료전환을 추진했다. 도시가스보다 경쟁력을 갖춘 LPG가격도 의사결정에 한 몫 보탰다.  

연료전환은 88MW급 발전기(스팀터빈)에 공급하는 보일러(시간당 140톤 규모) 3대 중 2대를 LPG로 전환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 대전열병합 측은 가스안전공사로부터 기술검토를 거쳐 모두 600톤(150톤×4기) 규모의 LPG저장탱크 설치허가를 대덕구청에 요청한 바 있다.

대전열병합발전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동일한 사례가 이어졌다.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스팀을 공급하는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업체인 GS E&R(대표 손영기 부회장)이 낸 LPG저장탱크 설치허가 역시 안산시가 불허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77MW 규모의 반월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GS E&R은 개당 240톤 규모의 보일러 5기 중 3기는 석탄과 벙커C유를, 나머지 2기는 벙커C유와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LPG 가격경쟁력이 벙커C유 및 도시가스에 비해 우월하고, 환경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보일러 2기를 LPG로 연료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가스안전공사 기술검토를 거쳐 200톤(50톤×4기) 규모의 LPG저장탱크 설치허가를 제출했으나, 최근 안산시가 불허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주민의 민원이 거센데다 가스폭발 위험 등 안전문제로 인해 설치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열병합발전 연료전환 시도가 지자체로부터 번번이 막히자 집단에너지업계는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특히 기존 벙커C유에서 대기오염물질은 물론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청정연료로 교체하는 것까지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자체가 표면적으로는 주민 민원과 안전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시가스사가 주민과 지자체 뒤에서 이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나아진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LPG에 맞서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도시가스업계가 안전문제 등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집단에너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양한 정황증거를 볼 때 도시가스사가 LPG 연료전환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같은 가스업종에서 다른 한 쪽이 폭발 등 위험성이 더 크다고 폄훼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PG로의 연료변경은 환경개선 효과와 함께 열사용자에게까지 가격인하 혜택이 돌아가는 만큼 주민과 지자체 설득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이미 도시가스 배관이 깔려있지 않은 곳이야 상호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미 도시가스 배관이 건설된 지역의 경우 LPG저장탱크 설치는 이중투자이자, 가스사고 위험을 증폭시키는 게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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