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공약한대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파리협정의 전면적인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미국과 미국인에게 도움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폭탄선언은 행여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많은 국가에 경악을 안겨주었으며 전세계 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미국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으로 글로벌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커다란 복병을 맞이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세계 제2의 온실가스 배출국(누적기준으로는 1위) 미국의 탈퇴선언에도 불구하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3위인 인도 등이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나선 점이다. 중국 외교부는 파리협정이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사회의 가장 넓은 합의인 만큼 소중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선언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파리협정을 재협상하는 일을 없다고 일축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공동성명을 통해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제시한 탄소 감축목표를 이행할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정부의 탈퇴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새로운 난관을 맞은 것은 분명하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미국의 탈퇴선언으로 인해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국가들에 도미노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희망적인 것은 외국의 비난과 압력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환경을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는 캘리포니아 등 주정부들은 연방정부와 상관없이 온실가스 감축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의 공약임을 내세워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지만 언젠가는 복귀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선언으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지연되는 것은 지구촌에 커다란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고 있으면서 당장 우리나라에도 미세먼지 등 피해를 끼치고 있는 중국도 과거와는 다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탈퇴선언으로 국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대한 속도조절을 산업계가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어차피 맞아야 할 매라면 빨리 맞는 게 좋고 우리가 선도하고 관련기술을 신속하게 익히는 것도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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