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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도시가스공급비용 1원/㎥의 샅바싸움
서울시, 고객센터 지급수수료와 맞물려 교차보조’ 우려
지난해 판매량 오차 정산은 물론 미반영분 장담 못해
[459호] 2017년 06월 19일 (월) 05:56:02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매년 도시가스 소매공급비용 조정시기가 되면 애를 태우는 게 서울지역 5개 도시가스사 실무진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일년 농사인 공급비용 조정에 목을 맬 정도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또 다른 돌발요인이 발생하면서 실무진의 속앓이가 깊다. 급작스러운 변수는 지난 2월 1일 시작돼 한달 넘게 이어진 도시가스 고객센터 검사원들의 파업. 이들의 파업사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박원순 시장이 직접 처우개선을 약속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도시가스 점검원과 검침원 등 고객센터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도시가스 요금이 도시가스사 소매공급비용과 고객센터 지급수수료로 구성되는 총괄요금제라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산정분과 도시가스사의 공급비용 산정분을 이원화시켰다. 이들 두 가지 과제에 대해 각각 연구용역을 의뢰해 그 결과를 합산, 최종적으로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요금승인권자로서 공급비용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서울시가 고객센터 처우개선에 들어가는 인상분을 의도적으로 도시가스사 소매공급비용에 교차보조 형태로 집행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이다.

그동안 도시가스공급비용 산정 연구용역 결과와는 관계없이 서울시가 정무적 판단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조정분을 반영하지 않거나, 이월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은 사례가 허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아울러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산정분과 도시가스사의 공급비용 산정분을 이원화시켜 연구용역을 맡긴다하지만 용역 수행기관이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곳이라는 것도 우려를 자아낸다. 도시가스공급비용과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연구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외적으로 소비자 요금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용역과정에서 얼마든지 교차보조에 따른 조율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가 고객센터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는 더없이 반기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지급수수료 인상분을 도시가스사 몫으로 전환해 요금구조를 왜곡시키는 시책은 벌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인상의 당위성

민주노총까지 가세하며 42일을 끌어온 서울지역 도시가스 고객센터 검침원들의 파업사태는 서울시가 이들의 임금을 최저임금보다 20% 가량 높은 ‘서울형 생활임금’ 이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진정국면을 맞았다.

서울시는 지급수수료의 직원 표준 월급여는 총괄원가방식의 지급수수료 산정 시 인건비 기초자료용으로서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강행규정이 아니며, 인건비 세부 항목은 계약을 맺은 각 회사의 재량사항이라면서도 제대로 지급이 이뤄지는 지도·감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도시가스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총괄원가제가 시행된 지 3년차에 접어든 만큼 경영환경 변화 및 종사자 업무여건, 지급수수료 적정성 등을 연구용역을 통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서울지역 도시가스 고객센터 업무분석 연구용역에 따르면 2016년 10월 기준 70개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평균 관리세대수는 6만4443 세대로 사별로 4만5496세대에서 11만8407세대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손익도 수요가 밀집도 및 용도 구성, 연결서비스 발생 건수, 부대 수입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센터 당 평균 영업이익은 적게는 4600만원에서 많게는 1억4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직원 1명이 담당하는 수요자는 평균 2639세대로, 이 또한 사별로 많은 격차를 보였다.

서울 5개 도시가스사는 검침·점검업무, 민원업무, 사무행정 등 3가지로 구분해 종사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사별로 하루 8시간 근무제와 6~8시간 근무제가 병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센터 검침·검검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주중 근로시간은 평균 7시간, 주말 평균 근무시간은 5시간 23분, 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41시간이다. 다만 업무의 특성 상 약 70%의 안전 매니저들이 월 평균 3~4일 이상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에 따르면 위탁업무에 대한 보상의 경우 원칙적으로 안전관리, 검침·송달, 계량기 교체 등 공통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고객센터별 총괄원가 지급방식을 적용하고, 추가 위탁업무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상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운영체계 개선을 통한 고객센터 경영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통합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회계처리를 통일시키는 한편 총괄원가 보상방식의 사후 평가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아직 연구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고객센터 종사자들의 ‘서울형 생활임금’ 이상의 처우를 위해서는 ㎥당 약 2원 가량의 지급수수료 인상이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내외적으로 약속한 만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전망이다.

◆연구용역과 공급비용 조정은 별개?

문제는 도시가스사의 소매공급비용이다. 그동안 공급비용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조정요인이 제때 반영된 경우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연구용역 결과 ㎥당 1.62원 인상조정이 제시됐으나 동결조치 됐고, 2013년에는 인상요인으로 0.78원이 추가 발생해 2.4원의 요인이 생겼으나 이때도 동결조치가 취해졌다.

이어 2014년에는 ㎥당 4.46원 인상이 용역결과로 제시돼 공급비용 3.8원 인상과 기본요금을 840원에서 900원으로 조정하는 조치를 통해 상쇄시켰으나 2015년 공급비용 조정은 정치적인 상황에 가로 막혀 아예 다음해로 이월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2015년 공급비용 조정분이 이뤄지면서 ㎥당 2.3원의 인상요인만 기본요금 조정 등을 통해 반영했을 뿐 3.48원 상당의 판매량 오차정산분은 반영되지 못하고 그대로 넘겨졌다. 도시가스공급비용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 진행과정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이보다 더 높게 판매물량 예상치를 책정했는데 실제 판매된 도시가스 물량이 이 같은 예상치를 밑돌면서 오차정산분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어 지난해 8월 공급비용을 조정하면서 ㎥당 1.15원의 인상요인을 ROE(자기자본이익율) 산정 개정을 통해 0.75원만 반영, 또 다시 0.75원의 미반영분이 남게 됐다.

서울 도시가스 5사의 지난해 판매물량은 지난 3년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평균 2.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서울도시가스와 예스코가 19억3621만㎥와 13억2135만㎥로 각각 전년대비 3.1%를 달성했으며, 귀뚜라미에너지가 3억3883만㎥로 3.5%, 코원에너지서비스가 15억8763만㎥로 2.9%, 대륜E&S가 8억9294만㎥로 1.9%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도시가스 판매량은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5사의 평균 판매량 증가율은 마이너스 0.4%이다. 각 사별로는 서울도시가스가 유일하게 0.85%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이며, 나머지는 대륜E&S 0.5%, 예스코 0.6%, 코원에너지서비스 0.7%, 귀뚜라미에너지 0.9% 등 4사 모두 감소율을 기록했다.

1분기 판매량이 일년 전체 판매량의 40%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당 0.3원 가량의 공급비용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제도개선에 따른 공급비용 조정요인을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미반영된 0.75원과 더해 모두 ㎥당 약 1원의 인상요인이 남겨진 셈이다.

◆갈수록 총괄원가 증가…수익구조 악화

이참에 근본적으로 요금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재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공공요금이 물가상승률 보다 높은 가운데 서울시 도시가스 공급비용 인상율은 최저 수준이다. 최근 3년 간 쓰레기봉투 및 상·하수도 등의 공공요금 인상률은 5.6%인데 반해 공급비용 인상률은 0.9%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 전산업과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2015년 기준으로 각각 5.2%, 5.4%인데 비해 서울 도시가스 5사는 평균 0.74%에 그친다. 전국 도시가스사 평균 2.03%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적정원가 반영이 한계에 부딪혀 수익구조가 갈수록 악화된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시 도시가스 5개사의 지난해 총 공급량은 60억㎥. 기온상승과 전기난방기 등 도시가스 대체연료 보급이 급증하면서 이대로라면 앞으로 10년 내 도시가스 연간 공급량은 35억㎥로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노후배관 교체수요 등 안전관리비 투자와 함께 고객센터 처우개선 등 제도개선에 따른 비용부담은 더욱 커질 게 자명하다.

총괄원가 증가율을 연평균 1.6%로 가정할 때 현재 ㎥당 54원인 평균 공급비용은 10년 내 74.3원으로 늘어나고,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전망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76.6원에 달한다. 각각 38%, 42%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가스냉방, 소형열병합발전 등 수요확대와 함께 안전점검원제도, 집단에너지 지역지정 폐지, 도시공원 점용허가 등 불필요한 중복규제의 과감한 개선을 통해 늘어나는 총괄원가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요금조정과 관련한 제도개선도 과제로 떠오른다. 독립된 에너지 규제기관인 미국 뉴욕주공익위원회(NYPSC)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사례다. 도시가스요금을 비롯한 각종 요금 조정을 논의할 때 회계 및 법률전문가는 물론 사업자 대표가 한데 모여 조정 항목별로 원가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 공개석상에서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해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국내에서는 충청남도의 공급비용 자문회의를 참고할만하다. 지자체 담당부서와 공급자, 소비자, 학계, 연구기관 관계자로 구성된 자문회의가 용역을 수행한 연구기관의 중간보고, 최종보고에 걸쳐 세심하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또한 20년 이상된 도시가스배관의 경우 감가상각이 끝난 이후에도 유지보수를 통해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별도의 유지관리비(Maintenance Fee)를 책정하는 해외 선진국 사례도 눈길을 끈다.

다행스러운 점은 서울시 담당부서가 공급비용 조정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도시가스업계와 소통하려 한다는 것이다. 공급비용과 관련해 양측 간 다양한 정보교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는 “그래도 해당부서에서 업계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자세를 보인 것만도 전향적으로 평가된다”면서 “지자체와 업계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한 부문도 있는 만큼 합리적인 조치가 내려지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비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민을 대표하는 행정기관으로서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시가스의 안전·안정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공급비용 산정 연구용역의 취지를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가 어떤 원칙을 갖고 공급비용 조정 시나리오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에 따라 서울 도시가스 5사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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