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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고질병 된 지역난방 열요금 마찰
산업부-업계, 지난해 연료비 정산분 적용 둘러싸고 갈등
“새정부 출범 중차대한 시기에 열요금에만 매몰” 지적도
  [460호] 2017년 06월 26일 (월) 07:01:49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올해도 예외 없이 시끄럽다. 지역난방 열요금 문제다. 열요금 고시개정을 둘러싼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7월 연료비 정산시기까지 겹치면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지역난방공사(이하 한난)는 5%대 초반의 열요금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반면 민간을 중심으로 한 업계는 결사반대다.

그만큼 후발주자인 민간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열요금을 내리는 만큼 적자폭이 커지는 구조에서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와 한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도와주고 싶어도 제도상으로 방법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열요금 상승이 곧 집단에너지 전체의 경쟁력 상실이란 인식도 교집합을 찾아내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열요금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보니, 새정부 들어 중요하게 논의돼야 하는 정책개발과 정부설득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못하고 있다. 열병합발전 확대정책 등 근원전인 집단에너지 재도약을 위한 개선과제를 도출해야 하는 시점에 도끼자루만 썩고 있는 셈이다.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꼽히는 집단에너지 전담부서 신설 등은 얘기조차 못 꺼내고 있다.

◆ 지난해 연료비 정산…15% 인하요인 발생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해 연료비를 정산한 결과 한난의 연료비 차액이 15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총괄원가 기준 15%가 넘는 인하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난은 시장기준요금사업자로 현재의 고시체제에서는 한난 요금이 변동되면 모든 사업자가 동일하게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연료비 정산분이 발생, 매년 5% 안팎씩 3년에 걸쳐 조정키로 한 데 이어 2년 연속 연료비 폭탄이 터진 셈이다.

결국 산업부와 에너지관리공단, 한난은 지난해 정산분 역시 3년간 분할해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판단 아래 7월 1일부터 열요금을 5% 초반대로 내리는 방안을 놓고 검토에 착수했다. 연료비 정산은 법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만큼 현 상황에서는 규정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요금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애당초 원가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넉넉한 한난을 기준으로 한 연료비 정산 및 요금 조정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동일한 문제로 말썽을 빚었다. 민간사업자들은 이 문제를 생존의 기로로 인식,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위에 나서는 등 집단행동까지 나섰다. 이후 산업부가 나서 열요금 고시개정을 약속하면서 사안이 더욱 복잡해졌다.

고시개정은 한난요금을 시장기준요금으로 정해 110%로 묶었던 요금상한을 ‘전 사업자의 총괄원가 가중평균’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등장했다. 非한난사업자들의 경우 현재보다 열요금을 일부 올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산업부도 여기에 공감을 표하면서 고시개정이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기획재정부가 반대, 일을 더욱 꼬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열요금 고시개정과 연료비 정산이 뒤엉킨 것이다.
 
◆열요금에만 몰두…근원적 경쟁력 회복방안 방치
민간사업자들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볼 때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하소연은 충분한 타당성을 가진다. 산업부도 여기에 동의, 고시개정을 함께 검토한 만큼 양측이 적정한 방안을 찾아내 타협하면 꼬인 실타래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정부가 고시개정에 소극적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하고(기재부 반대 핑계), 산업부는 “순리대로 풀어나가자”며 사업자들에게 공을 떠넘기고 있다. 조만간 현실화될 가스공사 미수금 해소에 따른 도시가스요금 인하도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열요금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헤게모니 싸움은 단 한 해도 빼지 않고 매년 반복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한난이라는 거대사업자와 후발주자인 민간사업자 간 원가경쟁력 차이가 다툼의 원인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질병이 돼버렸다. 모두 집단에너지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미명아래 무책임하게 사업자를 양산(또는 민간의 무분별한 진입)한 부작용이다.

정부와 사업자가 수년간 열요금 제도개선 등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동안 에너지 외부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미세먼지 이슈와 경주지역 지진 등으로 탈원전·탈석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이를 정책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처럼 에너지전환이 활발하게 논의되는 등 세상이 바뀌고 있으나, 집단에너지업계는 의제설정에 참여하지 못한 채 열요금에만 매달려 있는 셈이다.

물론 열요금은 중소사업자의 생존이 걸려 있는 문제인 만큼 방치할 수는 없다. 다만 새정부 출범 등 중차대한 시기에는 전략적인 선택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금은 열요금에만 매몰될 시기가 아니라 열병합발전 역할 강화 등 집단에너지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정책발굴과 정부 설득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여기에 사업자 설득을 하지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는 집단에너지협회가 하루빨리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심을 잡고 변화에 대비해야 할 협회가 우왕좌왕, 사태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집단에너지 역할 강화와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방안 마련 등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 협회 수뇌부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그러나 의견이 통일되지 못한 채 관성으로 흘러가고 있다. 또 매년 반복되는 열요금 마찰은 집단에너지사업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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