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사빈 패스 LNG 인수식…7월 2일 통영기지 하역
2036년까지 20년간 연간 280만톤 도입…공급 안전성 강화

▲ 국내에 들여올 사빈패스 장기계약 lng가 국적선 sm 이글호에 선적되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가스공사가 미국에서 도입하는 첫 LNG 장기계약물량이 국내에 들어온다.

이번에 도입되는 LNG는 17만4000톤급 전용 국적선 SM이글호에 실려 7월 2일 가스공사 통영인수기지에 하역될 예정이다. SM이글호는 가스공사가 미국산 LNG 수입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첫 선박이자 사빈패스 전용선이다.

한국가스공사(사장 이승훈)는 25일(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 LNG 수출터미널에서 미국 셰니어 에너지社와 공동으로 미국산 LNG 인수식을 가졌다. 가스공사는 미국 셰일가스 붐 초기인 2012년 사빈 패스와 장기 LNG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 최초로 미국산 LNG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민간에서는 SK E&S가 2019년부터 20년간 220만톤의 셰일가스를 국내에 도입한다.

이번 미국산 LNG 인수는 당시 계약에 따른 것으로, 2017년부터 2036년까지 20년 동안 사빈 패스 LNG 터미널로부터 연간 280만톤의 LNG를 국내로 들여오게 된다. 사빈 패스 LNG 수출터미널은 셰니어 에너지에 의해 당초 LNG 인수터미널로 건설됐으나 미국 셰일가스 매장량 및 생산량 급증에 따라 2011년 이후 LNG 수출터미널로 전환됐다. 2018년까지 모두 연간 1600만톤 규모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연간 수입액 규모가 약 10억달러로 추산되는 가스공사의 미국산 LNG 수입은 그동안 중동 중심의 LNG 공급선을 다변화함으로써 국내 천연가스 공급 안정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미간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및 협력관계 증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도착지가 제한된 일반적인 LNG 계약과 달리 미국산 LNG는 구매자가 계약물량 전체를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천연가스 수급상황이 급변할 경우 수급조절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사빈 패스 계약 물량의 수송은 국내에서 신규 건조된 LNG 수송선 6척이 전담해 국내 조선·해운업 경기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2015년 사빈 패스 계약물량의 수송을 위해 국내 2개 조선사에 6척의 신규 선박을 발주했다. 대우조선해양에 4척, 삼성중공업에 2척을 발주했으며, 대우조선에 발주된 선박은 대한해운 및 현대LNG해운, 삼성중공업에 발주된 선박은 SK해운이 각각 운영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SM이글호는 길이 295.5m, 폭 46.4m로 연간 47만톤 규모의 물량을 수송할 수 있다. 가스공사 국책사업으로는 처음 건조된 ME-GI(M-type, electronically controlled, gas-injection) 선박으로 대우조선이 자체 개발한 LNG연료공급시스템과 재액화장치가 탑재됐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2척의 LNG선은 건조일정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인도될 예정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KC-1 화물창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가격경쟁력과 정책 변화 등 검토과제

우리 정부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첫 순방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52명 명단이 청와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 만큼 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계획이나 사업 현안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 도입 확대도 현안으로, 이번 방미 대표단에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이 포함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미국산 셰일가스 추가도입이 성사될 경우 2019년부터 국내 도입물량은 연간 최대 500만톤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2016년 3월 LNG 수출을 시작해 2017년 말까지 2300만톤 규모의 프로젝트가 가동될 예정이다. 또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LNG 수출을 위해 최종투자결정(FID)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수출이 개시된 미국산 LNG는 지난 한해 370만톤을 수출했다. 첫 번째 미국산 LNG 카고가 브라질로 수송되는 등 미국산 LNG는 대부분 중남미지역으로 공급됐다.

미국이 셰일가스 확대로 천연가스 수출국뿐 아니라 LNG시장에서 최대 공급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트럼프정부가 친화석연료 정책을 펴면서 유·가스전 개발·생산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LNG 수출이 늘어나면서 LNG시장이 바이어마켓으로 전환되며 보다 유연해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유가가 아닌 지역 천연가스에 연계한 가격에 LNG를 도입함으로써 유가에 대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는 것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IA나 우드 맥킨지 등 전문기관에 따라 수치가 다소 다르지만 현재 유럽으로 도입되는 미국산 LNG가격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체계인 NBP 가격보다 높다.

EIA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이후에나 유럽에서 미국산 LNG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우드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산 LNG는 유럽에서 2019년 이후 유가와 연계한 계약보다는 저렴하고, 2024년부터는 NBP 가격보다 낮아지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LNG소비처인 아시아의 경우에는 미국산 LNG가 내년부터 유가와 연계한 가격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스팟 가격과 비교한 경쟁력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 측면에서의 미국 에너지정책도 변수다. 일반적으로 장기 LNG계약기간은 20~30년인 반면 화석연료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정부의 임기는 길어야 8년이다. 짧게는 4년인 트럼프정부 이후의 정책 변화와 에너지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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