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바이오디젤 제한적 참여로 합의
바이오협회와 상생협약…진출은 하되 생산량 줄이기로 생산설비 포화 주장 일부 수용, HBD·HVO 생산에 집중
[이투뉴스] 바이오디젤 사업으로의 신규참여를 계획하던 현대오일뱅크와 이를 반대하는 기존 바이오디젤업계 간의 1년6개월 간의 갈등이 일단락 지어졌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회장 임대재)와 현대오일뱅크는 24일 서울 중구 현대오일뱅크 본사에서 '바이오에너지 산업발전과 상생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협약을 통해 현대오일뱅크가 당초 계획했던 바이오디젤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기술력이 필요한 수첨바이오디젤(HBD)·바이오오일(HVO) 생산에 더 집중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향후 대기업·정유사의 바이오디젤산업 참여는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작년 상반기 탄소중립을 위해 경유의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을 3년마다 0.5%씩 늘려 2030년에는 5.0%까지 높이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이 수립되자 현대오일뱅크가 바이오디젤 산업에 진출하다는 소식이 돌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바이오디젤업계는 지난 15년간 산업 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해 수거체계를 구축했는데, 대기업이 이 산업에 진출할 경우 기존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었다.
업계는 기존 바이오디젤업체가 설비투자를 통해 이미 혼합비율 5.0% 바이오디젤 국내 예상소모량(120만㎘)을 충족하는 생산설비(133만㎘)를 구축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신규참여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바이오에너지협회는 현대오일뱅크 및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에 이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사업철회를 촉구해 왔다. 또 국회도 2020년 국정감사 대정부질의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바이오디젤 산업 신규진입이 기존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는 국내외 여건을 고려해 1년간 숙고한 끝에 초기 사업계획을 변경해 바이오디젤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기업의 ESG경영을 도모함과 동시에 향후 차세대바이오에너지(HBD, HVO 등)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기존 업계와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바이오에너지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협약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상생협약이 향후 다른 대기업 및 정유사의 바이오디젤 사업 신규참여에 걸림돌이 될 것은 분명하다”며 “GS바이오 설립 당시 자사 바이오디젤 사용량의 50%만 자급하겠다던 GS칼텍스가 현재 80%에 육박하는 바이오디젤을 자급하고 있는 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