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리터당 1600원 돌파 정부 유류값 잡기 나서시장점유율 9.9% 목표…외형 확대 보다 활성화 초점

▲ 알뜰주유소 전경.

[이투뉴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기름값 잡기에 나섰다. 알뜰주유소를 보다 활성화하고 가격정보를 확대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1일 제6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물가 안정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알뜰주유소를 활성화하고 가격정보 공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름값은 연일 상승세다. 지난주 전국 휘발유 가격 평균은 리터당 1609.7원, 경유는 리터당 1410.5원을 기록했다. 휘발유는 7주 연속, 경유는 8주 연속 상승 중이다.

휘발유 가격이 1600원을 돌파한 것은 3년 6개월여 만이다. 2014년 12월 넷째 주에 1620.9원을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줄곧 1400~1500원 선을 유지해 왔다. 실제로 2015년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510.4원, 2016년은 1402.6원, 지난해는 1491.3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정부가 유류값 안정을 위해 알뜰주유소라는 카드를 다시 한번 꺼냈다. 알뜰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을 9.9%까지 늘리면서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알뜰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9.8%를 기록했다. 알뜰주유소가 늘어나는 것보다 전체 주유소가 더 빨리 줄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이미 9.9% 목표치에 근접했다는 업계의 주장이다. 전체 주유소 수(현재 1만2000여개)가 준 만큼 0.1% 상향은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고 차관의 발언은 알뜰주유소수 자체를 늘리겠다는 것보다는 그간 다소 방치됐던 알뜰주유소에 다시 힘을 쏟고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알뜰주유소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자료: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관리원)

김홍준 한국자영알뜰주유소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1만2000여개의 주유소도 많다는 마당에 알뜰주유소 수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면서 "현재 10% 수준을 유지하면서 알뜰주유소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주유소는 탄생이 그러하듯 고유가 때 빛을 본다. 알뜰주유소가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한다는 것을 정부가 알고 있기에 이러한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알뜰에 대한 지원액도 상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알뜰주유소는 농협이 운영하는 알뜰주유소(NH-OIL),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알뜰주유소(ex-OIL), 석유공사가 관리하는 자영알뜰주유소 등 세 가지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는 NH알뜰이 517개로 제일 많았고, 자영알뜰(430개), ex알뜰(173개)가 뒤를 이었다. 

시장점유율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6.6%에서 시작해 2016년 9.7%, 지난해 9.8%를 기록했다. 본래 목표였던 10%에 거의 도달한 상태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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