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블랙홀로 일컬어지는 중국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에너지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절약과 효율향상에도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달 연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례적으로 에너지문제에 대해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에너지 절약 및 오염물질 배출 감축과 관련해 당초 에너지 소비를 원단위 기준으로 2005년에 비해 4% 줄이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2% 감축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원자바오 총리는 에너지 소비량의 경우 원단위(국내총생산 대비 1차에너지소비량)로 전년에 비해 1.2% 줄었으며 오염물질 배출량은 오히려 1.2% 증가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중국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정책에 관해서는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면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보고는 에너지절약과 공해물질 감축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외에 과시함과 아울러 모든 행정기관에 대해서도 에너지 절약 및 효율향상을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 7%가 넘는 고도성장을 계속해가면서 에너지 소비량을 원단위 기준으로 4% 줄이는 것은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해 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에너지소비량 감축은 에너지 원단위를 개선함으로써 이루어나갈 것임을 천명해 왔다.

 

중국이 앞으로도 고도성장을 유지하는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에너지 효율향상을 기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완화시키겠다는 것은 산업의 구조조정 등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산업 구조조정을 통한 에너지 효율향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1년이상 소요되는 구조조정을 통해서 서서히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정책수단이다.


다만 중국의 경우 산업부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가 전체의 70.5%에 이르고 있는데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중국 공업제품의 에너지 소비원단위가 25~60%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전력과 철강, 비철금속, 석유화학, 건축자재, 화학, 경공업, 섬유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주요 선진국보다 약 40% 가량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는 선진국으로부터 에너지 절약 기술을 활발하게 도입하면 이미 에너지 원단위가 낮은 국가들에 비하면 절약폭을 크게 높일수 있다는 논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에너지 원단위를 낮추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원단위가 0.358이었으나 올해는 0.328로 낮출 계획이다. 이같은 에너지 원단위는 경쟁 상대국인 일본(0.108)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것이며 프랑스(0.195), 영국(0.147)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은 것이다.

 

이웃 중국도 에너지 절약과 효율향상에 부심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우리 역시 원단위를 개선하는 획기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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