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홍보만 치중…실제 투자는 미미"

최근 대형 정유사들의 친환경 사업 투자가 석유사업에 대한 '반환경적'이란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유사들은 주로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광고를 이용한다. 로얄 더치 셸(Shell)의 경우 미국에서 가장 큰 5대 풍력발전소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BP(영국석유회사)는 2007년 미국의 총 풍력발전량의 1/6에 달하는 550MW 상당량의 풍력에너지를 발전할 계획이라고 홍보했다. 이들은 이들 사업에 대해 광고비만 각각 수백만달러씩 지출했다. 하지만 실제로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액수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지적이다.

 

로얄 더치 셸은 지난 5년간 신재생에너지에 8억5000만달러(약 787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1억달러 이상을 바이오 연료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또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연간 1억달러를 청정에너지에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셸이 발표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청정에너지 사업에 대한 총 투자액은 12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통신은 셸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예산으로 책정, 발표했던 1210억달러의 1%만을 실제로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BP는 석유 산업의 청정화를 위해 '석유를 넘어서'란 슬로건을 내놓고 1999년부터 신재생에너지에 9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엑손 모빌도 지난 10년간 1억달러 이상을 태양광을 포함한 저탄소에너지 기술을 연구하는 스탠포드대학에 투자하고 있다고 광고했다.

 

셰브론 역시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 '우리와 함께 하실래요' 캠페인을 벌였다. 셰브론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셰브론사는 최고 20억달러를 대체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투자했다"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탄화수소 사업을 포함하는 수치였다.

 

셰브론의 대변인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액만을 밝힐 것을 거부했다. 통신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의 셰브론사의 실제적 투자는 2억달러 이하라고 추산했다. 이는 셰브론이 광고한 수치의 1/10밖에 안 되는 액수다.

 

이 업체들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직접 투자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비경제적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친환경 투자는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정유사의 이러한 활동이 대중의 부정적 인식을 씻고자 하는 '눈가림식'홍보 마인드에서 비롯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환경론자들은 정유사의 이같은 친환경 활동이 석유와 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 '지구의 벗' 토니 주니퍼 전무이사는 "정유사의 청정 움직임을 암시하는 광고 캠페인은 마치 청정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소비자에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정유사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낮은 투자액과 회의론을 감추고 있다고 주니퍼 전무이사는 말했다. 

 

그는 정유사의 이익 추구 활동이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하는 것이 단지 몇 개의 풍력발전소를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설치하는 것보다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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