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고공행진…불만 불똥 뛸라 '노심초사'

에쓰-오일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SK㈜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44% 증가했습니다."


정유사들이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의 분기 영업실적을 내는 등 호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의 피부에 가장 와닿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7개월 만에 리터당 150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소비자들의 여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초 정제 마진 악화로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호조세로도 볼 수 있지만 최근들어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질유와 중질유 간의 가격 차이가 지속돼 국제 석유제품시장에서의 이익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유업계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이러한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석유공사가 일선 주유소 표본조사를 통해 발표하는 국내 유가동향에 따르면 최근 휘발유 판매가격이 7개월만에 리터당 1600원대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방향족 등 화학제품과 윤활유 분야 활황에 더해 두바이유 상승에 따른 석유개발 사업 이익 증가로 매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6조740억원·영업이익은 44% 증가한 4761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도 지난 16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3.1% 감소한 3조3430억원에 그쳤으나 중질유 분해를 통한 고부가가치 경질유 생산 등 크래킹 마진 강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3959억원에 달해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사상 최고라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석유사업이, 영업이익은 비석유 부문'이 이끄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하고 "석유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은 한 올 한해 영업 환경이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석유·화학·윤활유제품 등 주요 제품의 수출실적이 1분기 기준으로 처음 내수실적을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관계자 또한 "현재 국제 석유시장은 경질유와 중질유간, 그리고 고유황과 초저유황 제품간 가격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와 우리회사의 향후 공정개선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올해에도 양호한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GS칼텍스도 국제석유제품 시장의 호황과 정제 마진 개선, 화학분야 영업 호조 등에 힘입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유사들의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내수에서 발생하기 보다는 중질유 분해 등 시설 고도화와 이를 통한 국제석유제품 시장 수출을 통해 이익을 많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다만 국제석유제품 가격이 국제유가에 민감한 만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석유제품 담합 등 정유업계의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자칫 불똥이 업계로 옮겨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담합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적이 좋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은 국내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정유업계가 이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오해를 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히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이미지를 빨리 벗어버리는 것이 당장 더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