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증시의 주요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전무)은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증시에서 악재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상은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및  후진국의 경제와 증시를 선진국에 비해 탄력적으로 만드는 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이 확산됐던 1980~90년대 후진국과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수출 제품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대외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경제가 취약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선진국은 호황을 누리며 세계 경제를 주도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후진국들이 생산하는 1, 2차 산업 제품들의 수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줌으로써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고  이런 성장에 따른 수혜가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게도 돌아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되는 글로벌 자금도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증시 구조를 안정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과 관련, 박 전무는 "현재 증시는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상태로 환율 변동이나 미국 경기의 급격한 하강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연초의 전고점 부근까지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무엇보다 상반기 확산됐던 각종 악재들이 크게 축소된 데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2.4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 반등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외국인 매도세도 3.4분기부터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보인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의 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추가 투자를 억제하려는 심리와 함께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표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에 와서 이러한 우려와 상황이  개선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장기적인 투자 전략으로 "경기변화와 맞물린 금리 움직임이나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감안할 때 향후 10년 정도는 채권이나 부동산에 비해 주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장기적인 투자 대상으로는 글로벌 경쟁이나 환율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수출주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내수주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전무는 또 "지금의 장세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위너(상승종목)'를 고르는  것보다는 '루저(하락종목)'을 선별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하락종목을  골라내  피해가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투자자인 경우 의욕을 앞세워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어깨에 힘을 빼고 다섯개 정도의 종목에 선택해 한 두 종목 정도에서 수익을 낸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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