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휘발유값이 리터당 1800원에 육박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날로 오르는 기름값 원인을 놓고 정부와 업계가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서로 네탓 공방만을 벌였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유류세금이 1.2% 오르는 동안 휘발유 값은 공장도 출하가에서 원유 도입가를 뺀 정유사 마진이 59% 급증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정유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마진이라고 표현한 부분에는 관세를 비롯해 다른 비용들이 많이 들어 있을 뿐아니라 적자로 판매하는 중유 등을 고려하지 않는 숫자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유업계는 실제로 주유소에 공급되는 공장도 가격은 외부에 발표한 것 보다 리터당 30~60원 할인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이른바 소문으로만 들여오던 ‘백(Back)마진'을 인정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정유사들은 외부에 공개하는 공장도 가격보다 싼 값에 휘발유 등을 공급한다고 고백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이 이런 방식의 이중가격을 통해 직영 주유소에서는 적지않은 이익을 얻고 한편으로 싼값의 경쟁사 제품을 바꿔치기 하려는 나머지 주유소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그만큼의 차익을 결국은 주유소들이 챙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턱없이 높은 기름값으로 배를 채우고 있는 곳은 우선 종량제에 따라 저절로 세수를 늘리고 있는 정부와 직영 주유소를 통해 이익을 얻는 정유업계, 일반 주유소로 판명된 셈이다.

 

정부는 휘발유 등 공장도 값이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세수도 늘어날 뿐아니라 따로 세무서직원을 배치하지 않아도 비용없이 엄청난 세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불만의 극에 달해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기름값 인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경제주체가 한발짝씩 양보하더라도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먼저 정부는 10%라도 세금폭을 인하해야 한다. 재경부는 세금을 인하해봤자 소비자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반면에 소비가 늘어난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지만 휘발유값이 수요와 연관되지 않다는 것은 여러 연구기관이 증명한 바 있다.

 

아울러 정유사들도 최근의 엄청난 호황이 툭하면 석유화학제품의 마진 증가 및 수출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하지 말고 소비자 입장에 서서 겸허하게 기름값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또한 주유소들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고통을 겪는 소비자들의 고통을 한몫에 앗아가는 일이 없도록 지도·단속을 철저히 해줄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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