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에서 석유대란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석유제품 수요 억제를 위해 이달초 석유제품 값을 9~10% 인상했다. 그러나 수요 증가와 공급차질이 되풀이되면서 여전히 대도시와 주변지역에는 유류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트럭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일부 화물 운송 트럭들은 기름 구하기가 여러워 시내만 운송할뿐 시외곽지역 운행은 거부하는 사태도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기름이 공급차질을 빚으면서 사재기도 극성을 부리면서, 또 값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석유대란 조짐이 보이자 중국 정부는 급기야 석유수출 중단과 함께 수입확대란 고강도 카드를 내보였다. 석유 품귀 현상 및 공급차질이 지속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양대 석유회사인 중국석유(Petro-China)와 중국석화(Sinopec)는 국가발전개혁위의 지시에 따라 전국 정유공장과 주유소에 전방위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입을 대폭 확대하고 석유류 수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두회사는 석유류 판매 제한을 풀고 지방 정부와 협력해 고속도로와 국도에 석유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에 석유대란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은 연간 두자릿수 성장이 몇년간 지속되면서 석유류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커가면 커질수록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국내 석유 생산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정부 수뇌부는 벌써부터 아프리카 등지를 순회하면서 에너지 자원을 현금다발로 사들이고 있는 것.

 

중국의 국내 시장에서 석유 및 석유류제품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국제 원유시장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어 불에 휘발유를 부은 것과 같은 연쇄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다.

 

뿐만 아니다. 중국은 지금 세계의 공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값싼 생필품에 의존한지가 오래됐다. 중국이 석유대란을 겪으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바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에너지 가격이 반영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석유대란이 장기화되고 공산품 원가도 덩달아 뛰어오르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중국발 인플레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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