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드디어 100달러를 넘어섰다. 새해 뉴욕상업거래소가 새해 처음으로 지난 2일 문을 열자마자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가 배럴당 100달러에 달했다. 2004년 9월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뒤 3년4개월만에 국제유가가 세자릿수에 도달한 것이다. 장중 최고치이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타고 종가도 99.62달러로 지난해 11월23일 종가 98.18달러보다 1.5달러 이상 올라 역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10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가 연말들어 하향세를 보이다 다시 급등한 이유는 대체로 3가지로 집약된다. 우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및 파키스탄의 정정불안으로 인한 수급 차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제조업지수 급락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대시키면서 달러화의 가치 하락을 촉발시켜 투기자본이 몰리는데도 기인한다. 여기에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의 수요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해 무려 5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99년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2000년과 비교할 때 거의 3배가 오른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급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다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처럼 공급불안 우려를 자극할만한 일이 있으면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우리나라의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작년 12월19일 모임을 갖고 두바이유 기준으로 올해 연평균 유가를 배럴당 74~79달러로 예측했다. 작년보다 9~16% 상승한 수치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인 만큼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한 이 가격을 WTI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84~89달러 정도이다. 이 정도에서 국제유가가 멈춘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할수 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주요인이지만 역으로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은 세계의 공장격인 중국 상품의 가격상승을 불러 일으키고 나아가서는 중국발 인플레가 세계 경제를 강타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의 석유 소비량이 세계 최대인 4분의 1가량을 쓰고 있는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 경이면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입은 오늘날 미국과 일본의 석유 수입량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전 앞으로 100년간 쓸 원유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으나 대다수 석학들은 현재의 하루 석유생산량 8500만 배럴을 늘린다는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부터 국제 유가의 상승이 심상치 않음을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이나 학계, 소비자까지 모두 주목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