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정유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화학‧배터리 사업 성장 '든든', 외부 변수엔 '거뜬'

SK울산컴플렉스 야간 전경.
SK울산컴플렉스 야간 전경.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대표이사 김준)이 시가총액 20조원에 다시 도전한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1만3000원을 기록함에 따라 시가총액 20조원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전체 상장주식수는 9246만5564주로 현재 약 19조6952억원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시총 20조원 돌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도 20조원 문턱을 넘었다. 당시 주가는 종가 기준 21만7500원(11월 9일)이었고, 시총은 약 20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시총이 정점에 도달했던 시기는 분사 이후인 지난 2011년 4월 말이다. 종가 기준 25만4000원(4월 25일), 시총은 약 23조4863억원을 기록했다.

◆ 비정유 중심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
이 같은 성장세는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 중심 펀더멘탈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몇 년 간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를 키워드로 화학 사업을 필두로 하는 비정유 중심 성장을 추진했다. 기존 정유기업에서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매출액 46조2609억원, 영업이익 3조234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도 비정유사업 덕분이다. 화학사업에서만 1조37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비정유사업에서만 2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 64%에 해당한다. 

올 1분기에도 비정유사업의 활약은 눈에 띈다.

유가가 꾸준히 상승했던 1분기 정유사 실적은 모두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석유사업에서 지난 분기 대비 36% 감소한 3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정유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시켰다는 평가다.

비정유사업의 위력은 올 하반기에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국내 화학 업체는 석탄 가격 상승, 환경 규제로 인한 중국 CTO·MTO 설비의 지연 및 폐쇄, 역내 정기보수 확대 등으로 반사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화학사업 실적 기여도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화학사업 실적 기여도

◆ 배터리 사업 기대감 쑥쑥…중간배당도 적극적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 중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 상승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2차 전지 업체들이 주목받게 되면서 최근 중국 정부는 화이트리스트(White List)에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3사를 포함시켰다. 현지 사업 재개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ATL 상장으로 한국 업체들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CATL에 대한 가치 평가는 곧 글로벌 2차전지 관련 업체들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중간 배당,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주주 중시 경영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전체 배당의 20%인 1600원을 중간 배당으로 결정,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했다. 올해도 탄탄한 실적이 전망됨에 따라 중간배당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에는 발행 주식 총수의 5.6% 주식을 매입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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