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왜 산업부문의 에너지효율화를 이야기하는가'에 이어

[이투뉴스/구민회] EE제이 1회 마지막 문단을 돌이켜 보자. 정부는 2008년 수립한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1차 에너지 소비를 2020년까지 288.0백만TOE, 2030년까지 300.4백만TOE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실제 소비량은 2015년에 287.4백만TOE와 2017년에 299.4백만TOE(예상)에 달했다. 즉, 2020년의 목표소비량을 2015년에 채우고, 2030년에 가서야 채울 것으로 예상한 소비량에는 무려 13년이나 일찍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소비추세로는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의 1차 에너지 목표를 2020년이건, 2030년이건 절대 달성할 수 없다.

최종에너지소비는 어떨까? 우리나라 최종에너지소비는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4.3%씩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산업 부문 소비 증가율은 더욱 빠른 연평균 5.3%에 달하여 그 결과 1990년 총 최종에너지 소비의 절반에 채 못 미치던 산업부문의 최종 에너지 소비 비중(48.1%)이 2016년에는 무려 61.4%나 차지하게 되었다.

산업부문에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에너지 효율 개선 활동이 있었을까? 연간 2,000TOE이상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은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에 의해 매년 에너지사용량을 신고한다. 2016년 기준 산업부문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은 2,881개이며 전체 산업부문 에너지의 67.8%를 사용한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에너지 사용량 신고 결과, 사용량은 매년 수천TOE씩, 연평균 4.7% 가량 증가하면서도 절감량은 천 여TOE에 불과했다.

투자비는 오히려 줄어 2014년 1조4천억원이던 것이 2016년 현재는 1조원 정도에 그쳤다(아래 에너지다소비사업장 에너지사용량 신고 결과 참조). 에너지 사용량 신고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들이라 해도 평균 에너지 절감비율은 1.5%에 지나지 않고, 이들의 투자액을 모두 합해도 1조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에너지 효율화 투자도 비슷한 상황일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Energy Efficiency 2017’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전세계 에너지 효율화 투자금액은 2,310억달러(약 259조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9% 성장하였다. 이중 산업부문의 투자액은 370억달러(약 41조원)로 16%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투자 실적 총액 1조원은 전세계 산업부문 에너지효율화 투자의 2.4%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에너지사용량, 철강·전자·자동차·정유·화학 산업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고려해보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출처- ESCO협회
▲출처- ESCO협회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ESCO 매출액은 2016년 1,524억원, 2017년 788억원으로 한 해 사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ESCO 산업협회, 아래 왼쪽 도표 참조). 이와 반대로 전세계 ESCO 산업의 2016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증가하여 268억달러(30조원)에 이른다. 중국의 투자가 가장 많아 151억달러(17조원)를 차지하고, 미국 66억달러(7.4조원), 유럽 27억달러(3조원) 규모이다. 이와 비교해 우리 나라 ESCO 매출액은 전세계 총 매출액의 0.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15년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차에너지 공급량 세계 8위, 석유 및 전력 소비량 각각 세계 8위, CO2배출량 세계 7위에 이른다. 하지만, 효율화 투자규모나 ESCO 매출액은 그에 전혀 상응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산업 에너지 효율화 정도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더 이상의 여지가 없어서일까? 이에 대해 3회에서는 왜 산업부문의 에너지 효율화가 중요한 것인지 짚어 보고, 4회에서는 우리나라 산업부문의 효율화 개선 여지는 있는지를 살펴본다.

구민회 법률사무소 이이(EE, 怡怡) 변호사 gu@eelaw.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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