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 주도 CIGRE 워킹그룹(A1.47) 보고서 발간
국내 전력소비량 54% 전동기 몫…"韓 울트라 프리미엄급 전동기 선점해야"

▲강도헌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국제대전력망회의(CIGRE) A1.47 워킹그룹장)
▲강도헌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국제대전력망회의(CIGRE) A1.47 워킹그룹장)

[이투뉴스] 전 세계에서 가동되는 모터(전동기) 효율을 3%만 높여도 1GW급 신규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전력전문 연구그룹의 보고서가 나왔다.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 전력생산량의 약 45%를 소비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강도현<사진> 책임연구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제대전력망회의(CIGRE) 워킹그룹 A1.47이 최근 이런 내용의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보고서는 CIGRE서 '슈퍼 프리미엄(IE4) 및 울트라 프리미엄(IE5)급 고효율 전동기 기술적 타당성 연구(Technologies feasibility studies for super and ultra premium efficiency motor)'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1921년 파리서 창립된 CIGRE는 전 세계 92개국 전력기업와 절력설비기업, 대학, 연구기관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미래 전력기술과 방향을 설정하는 세계 최대 전력산업체 중심 기술협의체다.

강 연구원은 국내 첫 CIGRE 분과위원장으로, 9개국 20여명의 전력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 A1.47을 이끌어 이번 보고서 발간을 주도했다. 전력 공급중심 논의 가운데 제시된 기술·효율개선 제안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CIGRE A1.47 보고서에 따르면, 전동기는 다양한 전기제품과 산업현장에서 사용돼 효율을 조금만 높여도 에너지절감 파급효과가 크다. 글로벌 전력소비량의 45% 이상, 국내 전력소비량의 54%(275TWh, 2017년) 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전동기 효율을 3%만 높이면 전력 379TWh(테라와트시)를 아껴 GW급 원전 108개를 새로 짓지 않아도 되며, 이는 약 302억달러(한화 약 34조원)의 경제가치에 해당한다는 게 보고서 내용이다.

현재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국제효율 표준에 따라 전동기 등급을 일반 전동기(IE1), 고효율 전동기(IE2), 프리미엄급 전동기(IE3), 슈퍼 프리미엄급 전동기(IE4), 울트라 프리미엄급 전동기(IE5)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IE4와 IE5는 2014년 새로 발표된 표준으로, 전동기 효율을 높여 신규 발전설비를 줄이자는 IEC의 의지가 담겨있다. 

실제 각국은 전동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효율 전동기 퇴출 정책과 고효율 전동기 사용 의무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IE3급 이상 제품만 생산·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IE4, IE5에는 새로운 형태의 영구자석이나 릴럭턴스 전동기(Reluctance Motor)가 적용될 전망이어서 산업계 사전준비가 요구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도현 책임연구원은 “IE5 전동기는 20년 후 국내서도 의무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라며 “한국이 이 전동기 산업 퍼스트무버 역할을 해 사용시기를 10년 단축할 경우 시장의 약 10%인 20조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2030년 전 세계 발전설비를 8000GW, 전력소비량은 2만8000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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