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위해 전력사용 줄여야
과거 공급확대 프레임 벗어나야

[이투뉴스] 우리나라 전력생산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김종갑사장이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김 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전력 공급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왔지만 이제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수요관리 등을 통해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우리의 1인당 전력소비는 일본보다 32%, 독일보다 60% 많다"며 "에너지 한 단위의 부가가치를 만드는데 독일 대비 2.3배의 에너지를 쓴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독일 정도로 아껴 쓰면 이산화탄소 걱정 거의 안 해도 될 텐데"라며 "우리의 감축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사업자인 저는 흥청망청 쓰는 고객한테서 많은 수익을 올린다"면서 "단기적으로 좋아해야 할 일인지 몰라도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더이상 '전기를 전기처럼 펑펑 써서는 안 될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환경문제는 계속 숙제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며 "2030까지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김사장은 잘못된 전기요금 체계가 전기 과소비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국가적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라도 전력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김사장의 주장이다.

환경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전기요금 때문에 과소비가 발생해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쉽지 않다는 논리인데 향후 전기요금 개편 논의에서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 7월 24일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배출전망(BAU) 대비 37% 줄이겠다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확정했다.

전체 감축 목표량 2억7650만t의 20.1%인 5780만t을 전환(발전, 집단에너지) 부문에서 줄여야 한다.

지금처럼 계속 전기를 많이 쓰면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게 김 사장의 시각인데 주요 통계는 우리나라가 전력 과소비국이라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주요 세계 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1만558kWh(킬로와트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16kWh보다 높다.

이는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산업구조 때문이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에서 산업용 비중이 2007년 50.5%에서 2016년 54.3%로 증가한 반면, 주택용 비중은 같은 기간 14.7%에서 13.3%로 줄었다.

김 사장은 "전력요금을 계속 저렴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지만, 문제는 낭비"라며 "더 많이 쓰는 만큼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 배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환경비용을 사회로 전가하고 있다"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수요 쪽을 관리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