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한 달간 하락세…美 EIA, 내년 전망치 4∼6% 하향 조정

[이투뉴스] 국제유가가 한달 사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미국의 대 이란 제재도 본격화하면서 향후 전망 역시 오락가락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제재와 예외, 공급과잉 우려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문기관 마저도 국제유가 전망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

6일(현지시간) 런던 ICE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선물가격이 배럴당 72.13달러로 지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61.31달러까지 떨어져 7개월여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복원을 앞두고 지난달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선을 넘었지만, 이후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가 이란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으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레피니브 에이콘에 따르면 하루 평균 260만배럴인 이란산 원유 수출량에서 이들 8개국의 수입 비중은 80%를 넘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달 이란의 원유 수출이 하루 100만∼150만배럴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아시아 원유 수입업체들이 조만간 이란산 원유 주문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제재 예외 기간에 하루 36만배럴 수입이 허용된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이 통신에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씨티그룹은 연말까지 유가 평균이 배럴당 80달러 수준이겠지만 공급 상황이 악화하면 90∼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드 모스 씨티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TV에 다음 달까지 정유사 수요가 증가세이며 이란제재 예외와 관련해서도 무한정 수입 허용이 아니고 한도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정세 불안정을 지목하며 "혼란이 상존하고 이들의 하루 평균 공급량은 50만 배럴에 이른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은 공급과 관련해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지난달 말 원유 재고 증가와 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내년에 감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OPEC 2번째 산유국인 이라크의 타미르 가드반 석유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내달 OPEC 회의 전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공급 변화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가드반 장관은 이라크가 현재 하루 평균 460만배럴인 생산량을 내년 5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전지역 생산시설과 북부로의 송유 설비를 업그레이드해 향후 수년간 수출능력을 최대 85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미국 원유 생산량을 각각 하루 평균 1090만배럴, 1206만배럴로 지난달 전망보다 1.5%, 2.6% 높여 잡았다.

EIA는 올해 WTI 가격 전망치도 배럴당 66.79달러, 내년 64.85달러로 각각 2.4%, 6.8% 하향 조정했으며 브렌트유 가격도 올해 배럴당 73.12달러, 내년 71.92달러로 이전보다 1.8%, 4.2% 낮게 전망했다.

임은서 기자 eunse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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