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2020년대 중반부터 석유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산유국 생산시설과 산업별 수요 분석을 토대로 이런 전망을 제시했다.

비롤 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에서 새로 승인을 받은 원유시추 프로젝트의 수가 적다며 2020년대 중반부터 급격한 석유 부족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석유 수요는 공업, 항공업, 석유화학의 필요에 따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롤 총장은 미국 셰일석유가 공백을 메울 것이란 견해가 일부 있지만 몇 년간 그 타당성이 심하게 흔들릴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석유 부족 사태를 막으려면 하루 산유량을 1000만 배럴 이상 늘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롤 총장은 "석유 시장에서 중대한 공급량 부족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 7년 동안 러시아만큼의 석유를 추가로 생산해야 하는 셈"이라며 "실현될 수는 있으나 실현된다면 작은 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IEA가 이날 발간한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는 에너지 수요가 2017년부터 2040년까지 25%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담겼다.

보고서는 또 에너지 효율성을 현재 수준보다 개선하지 않으면 이 수치가 2배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IEA의 장기전망과는 달리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는 공급량 과잉 우려 때문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영국 북해 브렌트유는 가격이 지난달 초에 도달한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들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은 유가 급락을 막으려고 공급량을 줄이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움직임이 나올 때마다 강력한 반대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와 OPEC이 감산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내가 바라는 바"라며 "유가는 공급을 토대로 훨씬 더 하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저유가를 유지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감산으로 유가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업자의 관점에서도 유가가 다시 올라 세계 경제성장에 심각한 난제로 작용하는 걸 바라기에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인도와 같은 국가들에는 특히 유가 하락이 경제성장을 부추기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은서 기자 eunseo@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