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硏, 이산화탄소 원천분리 가능해 패러다임 변화 예고
초임계 기술과 결합해 석탄화력 온실가스 대폭 저감 가능

[이투뉴스] 석탄발전소 증가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불투명한 가운데 순산소 연소를 통해 석탄화력의 이산화탄소를 원천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곽병성) 선도원 박사팀은 FEP 융합사업의 일환으로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석탄화력 발전소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은 미분탄 보일러(PC)로 잘게 빻은 석탄(10μm이하 크기)을 분사해 태우는 방식이다. 그러나 연료 사용이 제한적이고 높은 연소 온도 때문에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많으며, 별도의 탈황설비를 필요로 하는 등 경제·환경적 부담이 크다.

반면 연료가 완전히 연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순환유동층(CFB) 보일러는 불활성 유동매체(유동사)를 활용해 낮은 연소 온도를 유지함으로써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다. 또 저급탄이나 바이오매스 같은 연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석회석을 통한 탈황도 가능해 비용과 환경 부담을 동시에 덜어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로 인해 미국, 중국 등 저급탄 생산국을 중심으로 순환 유동층 보일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에기연 연구진은 국내 최초로 순환유동층 보일러에 순산소 연소 기술을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순산소 연소 기술은 전처리나 후처리 공정 없이 오직 연소만으로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기술로, 연소배가스를 연소로(보일러)로 재순환하고 연소를 위한 산화제로 순수 산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개념도.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개념도.

공기 대신 순수 산소를 연소하는 순산소 연소 기술을 적용하면 배기가스에 이산화탄소와 수분만 존재하게 되는데, 이때 수분을 응축해 제거하면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배가스가 굴뚝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송풍기를 이용해 재순환시키고, 공급된 순산소와 혼합해 연소로로 주입시키는 원리다.

다만 석탄화력발전소에 순산소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제거 공정을 추가하면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내부 전력 사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생산되는 발전량 감소로 이어져 발전효율이 떨어지게 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연구진은 초임계 기술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초임계 발전이란 물이 끓지 않고 바로 증기로 변하는 임계점(증기압력 225.65㎏/㎠, 증기온도 374도) 상태에서 보일러를 가동하는 기술로, 발전효율이 높아 순산소 연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발전설비에 초임계를 적용하는 기술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국내 대용량 석탄 순환 유동층 보일러 발전설비는 현재 국내 라이선스가 존재하지 않아 해외 기업에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 건설하고 있다. 에기연 연구진은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2MWe급 초임계 순산소 순환 유동층 보일러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규모 발전 플랜트 기본설계 데이터(BEDD)를 확보해 플랜트 건설 국산화를 이뤄낼 계획이다.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상용화에도 나선다. 에기연은 관련 발전용 보일러 제작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해 300MWe급 국산 초임계 순산소 순환 유동층 보일러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개발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책임자인 선도원 에너지연 온실가스연구실 박사는 “초임계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기술은 연료 다변화는 물론 높은 발전효율과 온실가스 저감으로 기존 석탄발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상용화 단계에 이르면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돼 온 기존 석탄발전에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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