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석탄화력 소비 부활이 원인…글로벌카본프로젝트 밝혀

[이투뉴스] 올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겠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실제 각국의 감축 이행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는 이달 2일부터 14일까지 폴란드 카토비세에서 계최되는 제24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기간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7%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2014년과 2016년 배출량은 전 지국적 감축노력으로 현상유지 됐으나 지난해 배출량이 1.6%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역대 최대폭으로 배출량이 늘어 연간 371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다.

세계 탄소 배출량 증가는 자동차 운행량 증가과 석탄소비의 부활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전년 대비 배출량이 4.7% 증가한 중국과 6.3% 늘어난 인도가 세계 배출량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역시 배출량이 2.5% 증가했으며, 유럽연합(EU)은 1% 미만으로 떨어졌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 사무총장은 앞서 총회 개막식에서 “우리는 기후변화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을 보면서도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않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는 2015년 파리 기후협약 이행 합의로 발족된 단체다.

<네이처>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의 코린 르 퀘레 교수는 “배출량 증가 결과는 매우 우려스럽다. 기후변화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배출량은 꺾어야 하며 종국적으로 '0'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출량 저감)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 협약은 지구평균기온 상승한계를 3도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과학자들은 1.5도 상승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르 퀘레 교수는 “2020년 세계 각국 정부들이 더 강한 배출저감 조치들을 시행하면서 (배출량) 터닝포인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2018년 배출량 증가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 결과는 폴란드 카토비체의 각국 정상들에게 경고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션 2020 캠페인에서 UN 기후 외교사절을 맡은 크리스티나 피겨레스는 “배출량 증가는 경제와 가정, 인류의 삶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기후변화와 극심한 날씨 영향도 같은 곡선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 에딘버그 대학교의 데이비드 레이 교수는 “세계 탄소 배출에 대한 이번 연간 결산서는 종합적이며 과학적으로도 탄탄하다. 그 메시지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세계 지도자들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의 일부인 글로벌 카본 버싯은 15개국 57개 연구소의 76명 과학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해 배출량 증가 주요인들 중국과 인도에서의 석탄화력 증가와 교통부문의 석유 소비증가로 규명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화석연료 이용 증가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노르웨이 국제 기후 연구센터의 잔 이바 코스바겐은 “중국이 빠르게 석탄 화력 발전량을 줄일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2년간 이 부분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석탄으로 에너지공급의 60%를 감당하고 있고 2050년까지 이를 10%로 낮출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배출국으로 올해 약 5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상당한 증가량을 보였다. 환경 전문가들은 상당량의 탄소 배출량 증가가 경기 둔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양 후퀴앙 에너지 고문은 “경기 둔화로 인해 일부 지역 정부들이 대기 오염과 탄소 배출량에 대한 관리를 느슨하게 풀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 계획부는 최근 공업지역 랴오닝과 석탄생산지 닝샤와 신장에서 에너지소비량 삭감과 효율 증진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파리기후협약이 성사된 이후 3년간 금융 기관들은 세계 최대 120개 석탄발전 개발사에 478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뱅크 트랙 등 비영리단체들이 발표했다. 

중국 은행들이 석탄 투자 인수를 주도했고, 일본 은행들이 관련 사업에 대출을 해줬다. 미국에서는 예년과 다른 무더위와 한파로 냉난방 전력수요가 증가해 올해 탄소 배출량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배출량은 내년에 다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렴한 가스와 풍력 및 태양광이 석탄화력 발전을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탄 사용은 2005년 이래 40%, 197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르 퀘레 교수는 세계 배출량의 가파른 상승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이다. 그는 “매우 예외적인 한 해였다"고 말했다.  

세계 탄소 배출량은 2020년쯤 교통부문과 산업, 농업 배출량이 줄어들 경우 꺾일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세계가 가장 안전한 기후 변화 목표를 원한다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까지 현재 수준의 절반으로 줄어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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