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력법 개정 성사 양식장 이용 태양광 건설

[이투뉴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대만에서 운영하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비(非) 전력회사가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개정된 대만 전력법 첫번째 사례다.  

앞서 구글은 대만 전력법을 개정하기 위해 다른 현지기업들과 대만 정부를 상대로 몇 달 간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다. 

구글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사업 파트너인 대만 디오데, 뉴 그린 파워와 협력해 대만 타이난 시에 10MW급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창후아 군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세워지며, 데이터센터와 같은 지역의 전력망에 연결될 예정이다. 구글은 장기 고정 전력가격을 보장받는다. 

타이난 시에 세워질 태양광 발전소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상업용 양식장에 4만개 태양광 패널을 세워 토지 이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 생태계를 보존하기로 한 것이다. 

마스덴 한나 구글의 에너지 인프라 책임자는 “어류와 태양광 패널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기 때문에 양식어업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역 어민들은 토지와 어업장 대여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독일의 프라우호퍼 연구소도 칠레와 베트남에서 태양광과 농업을 결합한 실험을 통해 혁신적인 태양광 발전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구글은 태양광 발전소와 어촌을 묶어 토지 이용을 최소화 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통해 구글은 세계 곳곳의 모든 데이터센터를 친환경 전력으로 공급한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회사는 미국 대륙과 유럽에서 2010년도부터 30개 이상의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처음이다. 구글은 아시아에서 대만과 싱가포르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2025년까지 원자력 발전소 폐쇄를 계획하고 있으며 그때까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력의 20%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전력법 개정은 대만 정부에게도 이득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신설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는 알라바마 주 할리우드와 테네시주 얌얌에 대형 발전소 2곳을 세워 각각 150MW의 전력을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두 곳은 구글의 데이터센터용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소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두 지역의 신설 데이터센터들은 처음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두 지역 전력망은 석탄 등 갈색 에너지에 크게 의존해 왔으며, 회사가 직접 전력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테네시 지역 정부 당국은 이를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데이터 센터의 조 카바 VP는 “이번 거래는 가장 안정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가장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건설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클라우드 수요의 성장에 대한 대응 방법”이라며 “이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데이터센터에 모두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언제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에너지를 비전력회사가 직접 구매할 수 없는 시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 미 남동부 지역들도 상대하기 쉬운 대상은 아니었다고 카바 VP는 밝혔다. 

이번 대만 사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는 대만 정부의 의지가 구글의 친환경 투자 계획과 맞물려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녹색에너지에 투자를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한나 책임자는 “대만 정부가 시장 장벽을 없애는 조치를 취하고 재생에너지 비용이 많이 낮아져 더 많은 회사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최대 기업들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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