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비중 서서히 감소…시장·기술 동시 성장

▲테슬라 전기차 '모델 3' 구동 계통도 ⓒ테슬라
▲테슬라 전기차 '모델 3' 구동 계통도 ⓒ테슬라

[이투뉴스]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럽 여러 나라들이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를 발표하는 한편 미국과 중국은 전기차 육성 정책을 펼쳐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 되고 있는 지금,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사례들을 알아봤다. 

노르웨이, 전기차 판매 점유율 58% 

노르웨이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량을 앞질렀다. 노르웨이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2017년 20.8%, 2019년 31.2% 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 3월 58%라는 기록을 세웠다. 노르웨이 전기차협회장은 올해 연평균 EV시장 점유율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내 최대 가스·원유 생산국인 노르웨이는 배출 제로 자동차 판매를 위한 다양한 정부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는 전기 차량 운행자에게 가스·디젤 차량에 부과하는 세금을 공제했다.

아울러 버스 차선 운행, 공공 시설 주차장 무료 이용, 유료 도로와 선박 이용시 무료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노르웨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확대는 정부 혜택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최근 성과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는 전체 시장의 1.2%만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2%다. 

아직까지 노르웨이에 출시된 전기차 모델은 다양하지 않다. 테슬라 모델3는 지난 3월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였다. 테슬라의 3가지 모델을 다 합치면 지난 달 노르웨이 시장 점유율 3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노르웨이의 시장 가능성을 경험하고 유럽에 모델3 수출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내연 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하고 배출 제로 차량만을 판매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美, 주행거리 길어지고 가격 낮아진 전기차 출시 기대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아직 1.2%에 불과하다. 시장 분석 회사 ‘IHS 마켓’은 미국의 EV 판매 점유율은 2025년까지 6%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정부는 시장 확대를 위해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매시 7500달러의 연방 세금 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단 해당 전기차 제조사가 20만대 판매고를 달성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해당한다. 

제조사가 20만대 판매량을 달성한 이후부터 세금 공제액은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판매량 달성 이후 다음 2분기 동안 공제액은 절반으로 삭감되고, 그 다음 2분기 동안 또 절반으로 줄어든다.

1년 뒤부터는 해당 제조사의 자동차는 세금 공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컨대 테슬라는 이미 작년 7월 30일 20만 대의 전기차를 팔았기 때문에 올해 1월 1일과 6월 30일 사이에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3750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7월 1일부터 공제 금액은 1875달러로 떨어지고, 2020년 1월 1일부터는 세금 공제 혜택이 소멸된다. 

GM도 지난 해 4분기까지 2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 올해부터 세금 공제액이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세금 공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례로 조지아 주 입법부는 2015년 전기차에 대한 5000달러 세금 공제를 일제히 폐지했다. 세금 공제가 폐지된 이후 월 1400대 였던 전기차 판매량은 100대 이하로 급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주와 콜로라도 주 등 일부 주정부들은 전기차에 대한 세금 공제와 리베이트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제조사들은 정부 세금 공제가 만료될 때를 대비해 전기차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 테슬라는 이미 세금 공제 만료 이후 신형 차량의 가격을 10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낮췄다. 이 밖에도 주행거리는 더 길어지고 가격은 더 낮아진 신형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컨수머 리포트의 에너지와 환경 정책 담당인 새년 베이커 브랜스테터는 “내년께 3만5000달러 이하의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자동차 구매자들이 원하는 가격선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미국의 전기차 구매자들은 고급형 장거리 전기차(테슬라 모델 S, 재규어 I-Pace) 또는 단거리 저렴한 전기차(피아트 500e, 미츠비시 i-MiEV) 등 2가지 종류의 전기차 중에서 선택하고 있다. 238마일 주행거리에 3만6620달러인 셰브로레 볼트만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회 충전시 200-플러스 마일 주행거리를 낼 수 있는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코나 EV)와 기아차(니로 EV, 소울 EV)도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저가 모델 3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모델 Y를 소개할 예정이다. 포드도 2020년 SUV형 전기차(300 마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2만2000달러대의 저렴한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일반 전기 승용차 판매 늘어 

중국 소비자들은 2018년까지 연간 60만대의 전기차를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보조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전기차 구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 이온 배터리 가격의 하락도 판매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년 전 중국은 공공 서비스를 위한 차량(버스, 택시, 쓰레기 수거차 등)을 전기차로 바꾸면서 전기차 시장을 키워갔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에서 주도적이었던 역할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25만 대 이상 도달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신장한 수치다. 올해 1분기 동안 전기 승용차 판매가 전체 전기차 판매의 92%를 차지했다.

2015년 전기 승용차 판매가 전체 EV 판매의 50%만을 차지했던 것을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이 수치는 중국이 신 에너지 자동차로 분류하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보조금(세금 공제와 크레딧 등)으로 2009년과 2017년 사이 4000억 위안(약 69조 원) 가량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올해 보조금을 축소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까지 모든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 

CPCA의 퀴 동 쉬 사무처장은 “정부는 승용차 판매 확대를 육성하고 있다”며 “보조금은 버스 판매에 도움이 됐지만 버스 시장은 이미 많은 교체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내 버스 시장의 전기 버스 침투율은 이미 70~80%에 이른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과 회사들이 전기 승용차 구매를 주도하고 있지만, 고가 상업용 차량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은 중국 일반인 구매자들의 구매가 확대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1990년 이래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120만 대(전체 승용차 판매의 4%)를 올렸으며 올해에는 전년도 보다 36% 신장한 170만 대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으나 여전히 정부 보조 혜택을 받은 일부 대형 회사들이 주도권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이자 보조금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BYD는 2019년 첫 석달간 7만1000대의 전기 승용차를 팔았다. 그 기간 동안 판매된 전체 전기 승용차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많은 전기차 제조사들은 제조 및 판매를 위해 정부 산하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약해졌으나 자유방임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어 해외 제조사들의 진출에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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