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드라이빙 시즌 도래로 실적개선 전망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2분기 재고평가에 긍정적

[이투뉴스 1분기 정유사들은 지난해 4분기의 영업손실을 만회하고 흑자전환하는 모습을 보여 정유업계에 고무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3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OIL은 2704억원, 현대오일뱅크는 10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는 OPEC 감산 및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등 석유제품 마진과 올레핀 등 화학제품 마진 모두 약세를 나타내 전반적인 업황 부진이 이어졌다.

SK이노는 2019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수출 판매물량 감소 및 제품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 분기 매출액 대비 1조5479억원 감소한 12조40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석유제품 마진 하락에도 시차효과 및 재고관련 손익 증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6126억원 증가한 3311억원을 시현했다.

S-OIL 1분기 매출액은 설비 정기보수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전분기 대비 20.9% 감소한 5조42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3335억원 적자에서 6039억원 증가한 2704억원으로 나타났다. 세전이익은 영업이익 증가로 전분기 대비 6136억원 늘어난 1572억원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00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 대비 2761억원 증가하며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평균유가 하락에 따라 9763억원 감소한 5조1411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 전경.

◆ SK이노베이션, 본격적인 실적 개선 기대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은 주요 석유제품 마진 하락에도 시차효과 및 재고관련 손실 감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5515억원 증가한 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는 드라이빙 시즌 등 계절적 수요 증가에 따른 휘발유 마진 개선과 2020년 IMO2020 시행에 따른 선제적 경유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부문은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도 불구하고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으로 전 분기 대비 708억원 증가한 320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폴리에틸렌(PE) 등 올레핀 제품 스프레드는 중국 경기 부진 장기화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파라자일렌(PX)은 중국 스프레드 약세가 전망되나 다운스트림 제품의 견조한 수요 및 4분기 신규 PTA 설비 가동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감으로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부문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269억원 감소한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계절적 수요 회복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석유개발부문은 북미 셰일가스 생산 증가에 따른 가스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256억원 감소한 554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배터리부문은 재고관련 손실 감소 및 제품 샘플 비용 등 일부 운영비 절감 효과로 전 분기 대비 238억원 개선된 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작년 연말 발생한 일회성 비용 소멸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분기 대비 50억원 증가한 3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온산공장은 S-OIL 석유화학 부문을 맡고 있다.
▲온산공장은 S-OIL 석유화학 부문을 맡고 있다.

◆ S-OIL, 타이트한 수급 속 회복세 예상

S-OIL 정유부문은 매출액 4조743억원, 영업이익 95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3%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7.2% 증가했다. 1분기 시황은 견조한 제품 수요성장에도 불구하고 봄철 정기보수가 시작되기 전까지 글로벌 정유사의 가동률이 상승지속하면서 약세로 나타났다

석유화학부문은 매출액 9869억원, 영업이익 147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4.9%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43.0%, 영업이익은 81.9% 상승했다. 1분기 PX 스프레드는 다운스트림 수요 둔화와 중국 신규 PX설비 가동 예상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벤젠의 경우 공급 과잉상황이 지속되면서 떨어졌다.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스프레드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다운스트림 수요 약세로 인해 감소했다.

윤활기유부문은 매출액 3650억원, 영업이익 27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5%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8%, 영업이익은 66.5% 줄어든 수치다. 윤활기유 스프레드는 수요 둔화와 역내 신규 설비가동으로 인한 공급 증가로 인해 하락했다.

S-OIL은 2분기 정유부문이 타이트한 수급 속에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PX 스프레드는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젠 스프레드는 역내 높은 재고수준과 다운스트림 공장들의 정기보수로 인해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PP와 PO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2분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활기유는 역내 주요 경쟁사 설비의 정기보수와 계절적인 수요 증가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 현대오일뱅크, 재고평가손실 환입으로 흑자전환

현대오일뱅크는 유가회복에 따라 재고평가손실이 환입된 영향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비정유부문 종속기업인 현대케미칼은 혼합자일렌(MX) 생산으로 64억원, 연 15만톤의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오씨아이는 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쉘과의 합장으로 윤활기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일본 정유사인 코스모오일과 공동경영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포함되지 않는 자회사 현대코스모는 주력제품인 PX 시황호조로 영업이익 997억원을 시현했다.

▲2분기 석유화학업계는 에탄크래커 신증설 프로젝트 완공에 따른 공급증가로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석유화학업계는 에탄크래커 신증설 프로젝트 완공에 따른 공급증가로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2분기 석유화학 경쟁 치열 전망, 정유부문 기회

이번 1분기 정유사들은 정유부문보다는 비정유부문인 석유화학부문의 두각을 나타냈다. 이같은 석유화학 집중현상은 저유가 지속에 따른 낮은 수익률·석유수요 감소 전망 등의 환경변화를 대비한 국내 정유사들의 자구책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4대 정유사 모두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석유화학부문 약진이 2분기에도 계속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최근 ‘석유화학산업의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저가 셰일가스 기반 대규모 에탄크래커 신증설 프로젝트가 대부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고 있어 공급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수요는 예상보다 증가하지 못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최근 유예 연장 불허 조치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가 정유부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OIL의 경우 전량 사우디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초경질유 수급 불안정은 국내 정유사의 원가 상승요인이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2분기 정유사 재고평가 이익으로 반영돼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GS칼텍스가 1분기 약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 예측했다. 정유사업부가 유가와 정제마진 모두 뚜렷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해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화학사업부 역시 명백하게 침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김진오 기자 kj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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