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는 탓에 OPEC이 붕괴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개막한 제24회 이란 석유전시회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겨냥해 석유를 무기로 쓰는 자들(미국)이 OPEC의 단합을 흔들고 OPEC의 붕괴와 종말을 조장하고 있다"라며 "책임은 전적으로 그들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2일부터 이란의 원유를 수입할 수 있는 제재 예외 조처를 전면 중단한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도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잔가네 장관은 "미국은 제재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0'으로 줄이려 하는데 착각뿐이다"라며 "주변의 두 산유국(사우디아라비아, UAE)은 이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산유 능력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새로운 원유 수출 통로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제재로 원유 시장의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소비자가 원유를 찾아 헤매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곳을 찾는 수입국은 어느 번호로 전화할 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타르가 사우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1월 OPEC을 탈퇴한 데 이어 이란도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OPEC은 2014년 중반부터 저유가가 계속되자 유가를 올리려고 산유량을 감산·동결하는 합의를 이어왔고 러시아, 멕시코 등 비(非)회원국까지 논의의 범위를 넓혔다.

OPEC의 3위 산유국인 이란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사우디를 압박해 OPEC의 독립성을 침해한다고 비판해왔다. OPEC 탈퇴 가능성에 대해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의 마수드 카르바시언 최고경영자는 1일 "OPEC에서 떠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비록 OPEC이 미국의 제재와 압력으로 자율성이 침해됐지만 원유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OPEC이라는 '카르텔'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 제재의 부당함을 국제무대에서 알리고 사우디의 전횡을 막겠다는 것이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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