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1950년 설립된 대한석탄공사는 무연탄을 캐는 공기업이다. 강원도 태백과 삼척(도계), 전남 화순 등에서 탄광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기준 65만톤을 생산했다. 무연탄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연탄의 재료다. 수년전까지 발전연료로 일부 사용했으나 경제성이 없어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연탄도 보조금이 줄어 매년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70여년을 파낸 일부 탄광은 이미 깊이가 지하 1000m를 넘어섰다. 캐면 캘수록 원가가 올라가고 있다. 정부는 80년대 말부터 석탄산업 합리화를 시작해 생산량과 인력을 줄여왔다. 그렇게 20여년간 노조, 지역정치인들과 옥신각신했으나 아직 직원수가 1000명이 넘는다. 외부여건이 아무리 변화해도 한번 불린 공기업 인력을 감축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1983년 설립된 한국가스공사는 해외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유통하는 공기업이다. 국가 단위 대량구매력으로 LNG를 들여와 이를 발전소나 도시가스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전국적인 관망 건설이 완료돼 지금은 웬만한 시골 읍·면도 LNG를 쓰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가스공사가 도입하는 물량의 절반가량이 줄어들 처지다. 2025년 전후 장기계약이 만료되는 발전용이 대거 직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발전사들은 직접 해외로 나가 물량을 들여오는 게 더 저렴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가스공사는 개별요금제란 카드로 뒤늦게 회유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국제 LNG시장의 판도는 직도입자에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 작년말 현재 가스공사 직원수는 4077명에 달한다.

100년이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한국전력공사는 지분 100% 자회사 6개 발전사와 31개 국내외 별도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공기업이다. 매년 6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직접고용 직원수만 2만2270명에 달한다. 자회사는 별개다. 가장 규모가 큰 한국수력원자력은 직원만 1만2000명이고, 5개 화력발전사당 임직원도 2400~2500명쯤 된다. 국내 전력공급의 80% 안팎을 담당하는 공기업들이니 고용자수가 많은 것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앞으론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중후·장대형 에너지산업이 하루게 다르게 태양광이나 풍력 등 분산전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발전공기업의 발전소 인력 재배치는 큰 고민거리다. 크게 달라진 외부여건에 맞춰 에너지공기업 구조와 기능, 규모를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