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중앙회 회장
"고난의 원인은 소통부재…소통위 발족할 터"

 

[이투뉴스] 1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한국주유소협회 중앙회 회장에 유기준 충북지회장이 선출됐다. 협회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선출된 유기준 회장에게 각오와 비전을 들어봤다.

“우리 협회는 수년동안 중앙회와 시도회의 불협화음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1만2000개 회원사분들게 실망만을 안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과정의 여파로 지난 1년여간 협회장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고, 그 결과 협회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고 협회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유 회장은 갈등해결의 첫 번째 과제를 대화와 소통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총회에서 협회내 소통위원회 설치를 공약했다. 이제까지 협회가 겪어온 고난은 소통이 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는 것.

정책개발위원회 발족에 대한 구상도 풀어냈다. 그에 따르면 협회가 IC카드 단말기 의무화, 카드수수료 등 주유소 경영을 어렵게하는 많은 정책과 제도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으나 그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공허한 목소리가 됐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정부와 소통을 위한 대화창구라는 주장이다. 회장 부재로 인해 그동안 끊겨있던 정부·관계기관과의 대화창구 재구축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유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석유거래상황기록부 탈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모든 주유소는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매주 1회 석유거래상황을 석유관리원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는 본래 주유소협회가 담당하던 업무였으나 가짜석유 취급업소를 적발한다는 이유로 2014년부터 석유관리원으로 이관됐다.

“거래상황기록부가 석유관리원으로 이관되면서 주유소협회 회원의 이탈이 컸다. 그 전에는 전체 주유소 80%에 달하던 회원이 50% 이하까지 떨어졌다. 매주 거래상황기록부를 협회가 받고, 한 달에 한 번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거래상황기록부 탈환은 협회의 존망이 걸린 문제다.”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을 주장해 온 주유소협회의 회장으로서 최근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내년 최저임금은 8590원으로 올해보다 240원 올랐다. 우리는 항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정부에 주장해 왔는데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소상공인 연합회에서 곧 인상과 차등 관련한 집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 주유소업계도 소상공인에 속하는데 같이 대응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유 회장은 현재 주유소 간의 가격경쟁이 시장 논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경쟁이 아니라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시작된 알뜰주유소 정책이 시장 자유경쟁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유사들은 정부에 대응을 하지 못하니 우리가 협회 차원에서라도 싸워 나가야 할 일이다. 기름값을 잡기 위해 알뜰주유소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1997년 석유가격 자유화 이전처럼 정부가 모든 석유제품 가격을 통제해 전국 석유가격을 통일시키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이제까지 협회가 1만 2000개 주유소의 권익보호를 위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책임있는 사람들이 그 책임을 다하면 거래상황기록부, 알뜰주유소 대처 등에 성과를 내 협회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혈연, 지연, 학연을 모두 용광로에 태워야 한다. 협회는 지금을 새 출발의 기점으로 삼고 ‘오직 하나’가 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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