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

이제는 슈퍼컴퓨터로 탐사하는 시대…타업체대비 월등한 품질지녀

▲자료해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이동학 대표.
▲자료해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이동학 대표.

[이투뉴스] 자원개발업체라는 설명을 들으면 각종 중장비를 이용해 자원을 채굴, 시추 등을 진행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석유·가스 등의 에너지자원을 전문적으로 탐사하는 업체 코코링크는 탐사기술과 첨단IT 기술을 융합해 자원의 맥을 찾아낸다.

서울대의 학술적 성과를 산업화하는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서, 슈퍼컴퓨팅을 활용해 석유를 찾아낸다는 코코링크의 이동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OLED, VFX 특수효과, 유체입자 시뮬레이션 등 코코링크의 이력은 특수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자원개발업체는 그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한계도 선명하다. 예를 들어 초기 석유탐사작업의 경우 확실한 방법이 없어 많은 고생들을 했다. 백 개의 시추공을 뚫어 한 개의 시추공에서 석유가 나오면 재벌이 되고, 하나도 나오지 않으면 거지가 되는 식이다. 현재 석유탐사업체들은 지면에 탄성파를 쏴 탐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그 적중률이 많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리고 이 탄성파를 취합하는 일에 슈퍼컴퓨팅 전문가가 투입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코코링크의 신기술인 완전파형역산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완전파형역산은 기존에 에너지자원 탐사를 위해 사용되던 해외기술인 토모그래피역산보다 월등한 고도화로 기술자립과 실용화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했다. 코코링크는 지층 내 탄성파의 전달속도를 구하는 완전파형역산 기술과 함께 각 지층의 경계를 도출해내는 역시간구구조보정 기술도 고도화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기존방법보다 자료처리 속도가 빨라 1년에 걸쳐서 수행할 일을 한 달 안에 끝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도 역시 높다. 이 두 기술은 신창수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부 교수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신 교수의 이론은 매우 발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했는데 코코링크는 독자적인 슈퍼컴퓨팅 기술을 적용해 이를 해결한 상황이다.”

- 신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셨으면 한다.

“석유개발 탐사를 위해서는 지오피직스 전문가 수백명이 달려들어 지층경계면을 계산하고, 또 계산하고, 또 계산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만큼 탄성파 자료해석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은 지오피지스트가 사실상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물론 분석을 전부 끝낸 뒤에는 결과물을 두고 이것이 원유냐 쓸 데 없는 광물이냐를 확인하기 위한 인원은 필요하다. 이같은 사정에 따라 자료해석에 요구되는 지오피지스트 수요가 거의 10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고 나머지 99명이 일하던 부분을 슈퍼컴퓨팅 전문가 두세명이 커버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는 컴퓨터가 땅속의 석유자원을 발견해주지 과거와 같이 전문가가 도맡아하는 것이 아니다.”

- 그렇게 획기적인 기술이라면 신 교수의 이론을 다른 업체가 가만 놔두진 않았을 것 같다. 완전파형역산 기술을 이용하는 또 다른 업체가 있는지.

“석유사들은 폐쇄성이 굉장히 강해 각 업체들마다 탐사방법이 차이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현재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업체가 있는지 확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기술이 막 개발됐을 당시 프랑스 석유사인 토탈이 두 번에 걸쳐 기술을 사간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그리 크지 않았던 토탈은 현재 세계 4위의 석유분야 상장기업으로 42개국에서 시추·생산활동 중이며, 그 중 30개국에서 석유 및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물론 토탈이 사간 것은 초창기 기술이었고 우리도 많은 개량과 발전을 시켜왔기에 같은 기술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중국 석유사 몇 군데가 부분적으로 기술을 사갔고 우리도 여덟 개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한 바 있다.”

- 전통원유를 대체하는 셰일오일에 대한 관심도 높다. 코코링크의 기술은 셰일오일 탐사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일반원유나 셰일오일이나 기본은 같다. 단지 원유의 경우 원유를 안고 있는 층이 특수해 원유와 주변 지각구조물이 따로 분리된 상태로 존재하고, 셰일오일은 조성물질이 특수해 갯벌처럼 뭉쳐있는 것이다. 원유는 원유가 갇힐 수 있는 지각구조가 있어야 하는데 반해 셰일은 그런 구조 자체가 필요없다는 것. 그렇게 지층의 차이가 나다보니 음파전달 속도의 변화가 생긴다. 그럼 이 자체로 셰일오일의 부존을 확인할 수 있다.”

- 자원개발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우리나라에는 하이엔드급 고급인력이 많아 최근 20년 사이에 배출된 박사급 인력 스무명만 모으면 외국계 박사급 인력 1000명을 데리고 있는 회사들과 기술적으로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인력이 외국에 나가면 미드레인지 취급으로 밑에 깔려 일하게 된다. 이런 인력들이 활개칠 수 있는 본격적인 자원개발업체가 필요하다. 한국의 자원개발 기술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첨단을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형구조를 볼 때 석유부존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석유를 개발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변 퇴적암층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석유공사에 의해 자료는 이미 공표된 상황이다. 그럼 부지런하게 찾아보면 된다. 이 탐사과정을 외국계 회사에 맡긴다면 1년 이상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만약 코코링크가 한다면 같은 기간 내에 월등하게 뛰어난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한국에도 자원개발에 대한 수요가 2000억원 정도 있어 정부가 조금만 합리적으로 마인드를 가지면 자원개발 기반산업은 순식간에 자랄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국가의 투자없는 자원개발은 힘들다. 코코링크는 석유 물리탐사에서 요구되는 탄성파 자료 취굽, 처리, 해석 등 전영역에 걸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국내의 에너지자원 부존가능성과 부존량을 파악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진오 기자 kj1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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