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정부가 연구용역을 한다 해서 뭔가 이뤄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달라진 게 없다. 기대했던 우리가 바보다” “편향적인 도시가스 정책은 변함이 없다. 그쪽은 얻을 게 많은데 서민연료라 불리는 우리 쪽에는 먹을 게 없어서인 듯하다

가스부문에서 여전히 도시가스 위주로 진행되는 정부 정책에 대한 LPG업계의 비난이다. 도시가스에 편향된 정책으로 LPG업계가 불만을 드러낸 게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정부가 LNGLPG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게 10년이 넘었지만 갈수록 LPG산업이 위축되면서 불만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LPG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국회를 비롯해 학계, 연구기관 모두 소상공인 보호와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LPG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다.

정부 정책과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LPG-LNG간 적정 역할분담 연구용역을 수행한 게 9년 전의 일이다. 여기서 가스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LPG 관련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아울러 가스체에너지 적정믹스의 경우 1차 에너지원 가운데 가스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일 때 LNG:LPG=8:2의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수행된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정책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는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까지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간극을 더 넓히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가스냉방 보급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도시가스와 LPG 모두 동일한 가스체임에도 도시가스 냉방에만 정부예산이 지원되는 정책에 대한 지적이다. 가스냉방설비 설치지원 사업에서 가스냉방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지원대상을 도시가스로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 형평성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형평성을 맞춘 기회를 달라는 요구는 당연하며, 에너지원 간 균형발전을 꾀하는 것은 정책적 책무다. 이해당사자가 있다는 점에서 균형발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놔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변화의 틈새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균형발전을 둘러싼 불신과 반목은 앞으로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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