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던 에너지소비가 올들어 전년동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통계월보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최종 에너지소비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0.92% 줄었다.

에너지통계월보에 의하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1억3767만TOE(석유환산톤·100만킬로칼로리)로 전년동기 1억3895만TOE보다 0.92%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산업분야와 가정·상업 분야의 에너지 소비가 각각 1.1%, 2.5% 줄었으며 수송용과 공공부문의 소비는 0.8%, 2.5% 각각 증가했다.

이처럼 산업용과 가정·상업용 에너지소비가 감소한 것은 반도체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산업분야의 소비가 이례적으로 줄어든데다 상업용도 경기부진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에너지 소비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던 2009년 0.55% 준 이후 처음이다. 국내에너지 소비는 2009년 감소한 후 2010년 7.42% 증가한데 이어 2012년 0.84%, 2014년 1.83%, 2015년 2.26%로 줄곧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0년 증가폭이 큰 것은 전년 에너지소비량이 적었기 때문에 상대적인 것이며 그 이후로는 약간의 증가세를 보여왔다.

국내 에너지소비가 감소한 이유는 두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우선 에너지효율이 좋아져서 적은 에너지로도 과거와 같은 효과를 볼 경우를 가정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공장 등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상업용의 경우 활발한 영업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줄게 되어 있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올해 총 에너지소비는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소비가 감소한 이유는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두가지가 있으나 에너지 효율 상승 때문인지 경기부진에 의한 것인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올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도 예년에 비해 저조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부진에 의한 에너지소비 감소로 풀이할 수도 있다.

에너지효율이 점차적으로 향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두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다 올해 경기부진의 영향이 가중적으로 겹쳐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좋은 상태에서 에너지 소비가 줄었다면 에너지자급률이 5% 이하인 우리 처지로서는 크게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이 좋아졌다는 얘기이기 때문.

그러나 부문별 에너지소비에서 수송용과 공공부문이 늘었다는 것은 공공부문의 투자가 올해 크게 증가했고 수송부문의 경우 유류세 인하로 인한 휘발유와 경유 소비가 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올해 에너지 소비가 줄었다는 것을 즐길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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