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와 경쟁자 아닌 파트너로 브리지연료 역할
관련에너지 인프라 투자수요 증가…자산 다각화 기회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발제자의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발제자의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컨퍼런스 발제자와 패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상무,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김진우 건국대 교수, 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컨퍼런스 발제자와 패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상무,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김진우 건국대 교수, 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이투뉴스] 에너지 비중이 화석연료에서 미래에너지로 옮겨가는 에너지전환시대를 맞아 천연가스의 역할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내적으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믹스로 전환과 함께 분산형·참여형 에너지시스템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대응이 강화되면서 저탄소·친환경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가 그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수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내놓은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가스의 역할보고서에서 석탄발전 대신 가스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최단기간에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제시한데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화석연료 중 가스가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는 극소량, 질소산화물은 전체 배출량의 10% 미만을 배출하는 연료로 대기오염 물질을 가장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원료원이라는 점에서다.

25AT센터에서 열린 에너지전환시대의 천연가스 역할 제고를 위한 컨퍼런스에서도 발제자와 패널 모두 이 같은 천연가스 역할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에너지전환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천연가스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고,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도 분산전원의 보급확대 계획이 제시된데 따른 학계와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에너지전환시대 전연가스의 역할(박희순 에너지이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수송부문 천연가스 보급확대 방안(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에너지전환과 분산전원 활성화(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이어 김진우 건국대 교수, 강병욱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 정희용 도시가스협회 상무가 패널로 나와 의견을 나눴다.

신규사업 분야 투자 통한 성장동력 개발

에너지전환시대 전연가스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박희순 에너지이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는 천연가스는 미국, 중국,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발전용과 산업용으로 소비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에너지 수요 전망
▲세계 에너지 수요 전망

이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수요는 205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증가하고, 전체 발전량의 약 50%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가 에너지전환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와 경쟁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동반성장을 꾀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에너지전환 지수인 에너지전환 인덱스는 각 항목별 점수를 종합해 순위를 산정하는데, 올해 한국은 115개 국 중 48위로 일본이 18, 중국이 8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전력시스템 구조, 인적 자원 및 소비자 참여도 부문에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 반면 인프라 환경 및 기관 부문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는데, 현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의 결과로 해석된다.

재생에너지 및 LNG인프라 수요 증가로 관련 에너지 인프라 투자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나면서 도시가스사를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에너지 인프라 투자 자산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셈이다. LNG수출 터미널 프로젝트를 비롯해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및 전기차 충전소, 루프탑 태양광, ESS, 연료전지 등의 분산형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투자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은 도시가스사업의 경우 지속적인 사업영위로 안정적 수익을 꾀하기는 하지만 공공성 강화를 비롯해 LNG직도입·허브, 재생에너지 3020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에 따른 정부정책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제한된 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소규모 열병합발전과 재생에너지·수소 인프라 등 신규사업 분야 투자를 통한 신성장동력 개발이 요구됐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천연가스 보급확대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창기 한국기계연구원대 박사는 그동안 수송부분에서 가스차량이 대기환경 개선에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평가하면서도 미래 먹거리로 가장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수소분야와 연계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점 당하기 전에 수소에너지와 연계방안을 강구해 확고한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CNG충전소와 수소충전소 연계 강화 필요

김창기 박사는 연료전지 보급에 앞서 수소를 이용한 IC 엔진 및 하이브리드 기술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각국이 병설형 충전소와 복합충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수소에너지와 연계를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병설충전소와 복합충전소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산타 모니카에 설치된 가솔린·디젤 충전소 내 병설충전소는 시내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것이 특징으로 향후 천연가스 개질을 염두에 두고 운용되고 있다. 주정부에서 안전법을 개정하고 생산·압축·저장시설을 복층화 시켰으며, 별도 공급·저장되는 액체수소를 가압·기화시켜 이를 연료전지차에 충전한다.

CNG·HCNG·수소 충전기능을 갖춘 복합충전소도 운용 중이다. 미국에는 6개의 HCNG 충전소가 운영 중으로 PSU는 천연가스 개질방식의 HCNG 충전소다. CNG, HCNG, H2 저장용기가 동일 저장소에 설치되어 있다. 뉴욕 인근 햄프스테드 충전소는 물 전기분해 방식으로 HCNG와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전기분해에 소요되는 일부 전력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된다.

유럽의 경우 각국마다 CNG·HCNG·H2 복합충전소나 H2, HCNG, CNG, LPG, 가솔린, 디젤 등의 멀티충전소가 운용되고 있다. 프랑스는 알히투드 프로젝트로 CNG와 연계해 복합충전소를 운용하고, 수소 생산에 CNG 개질과 물 전기분해 방식을 모두 사용하고 파이프라인에도 투입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하이노르 스타벤저 하이드로젠 스테이션이 CNG 개질을 통해 HCNG와 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CNGHCNG, 수소 충전기가 가까운 거리에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이탈리아는 멀티충전소가 눈데 띤다. 아사고 스테이션은 수소와 HCNG, CNG, LPG, 가솔린, 디젤 등 모든 수송용 연료를 한 곳에서 충전한다. 몬토바 멀티플 서비스 스테이션은 독일의 수소 충전소와 연계된 프로젝트로 각종 신재생에너지 및 CNG 개질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복합충전소에 대한 가스기준 특례법이 제정된 이후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가 CNG 개질방식의 CNG·HCNG·H2 복합충전소를 구축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소차량 18000대를 보급한데 이어 2040년까지 누적기준으로 생산량 62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지난해 14개소, 올해 86개를 구축하는 수소충전소는 2022310개소에 이어 2040년까지 1200개소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천연가스차량 보급확대 및 수송용 시장점유와 맞물려 CNG충전소와 수소충전소를 연계시키는 방안이 요구됐다. CNG의 미래 먹거리 중 가장 큰 분야가 수소에너지 분야라는 평가에서다.

수송용 연료 중 CNG가 가장 유리하지만 충전소가 부족할 경우 다른 연료에게 수소에너지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래의 확실한 성장동력인 수소에너지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고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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