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탈퇴 불구 미국은 배출량 크게 감축 중

[이투뉴스] 세계 200개국 대표들이 지난 2일부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 참가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집결하고 있다. 각국 대표는 향후 2주간 파리기후협약에서 약속된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지침을 마련하게 된다.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각국들이 체결한 약속이다. 

이와 관련 세계 2위 배출국인 미국은 앞서 국제기구들과의 협의에서 한발 물러서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미국은 2005년 교토 의정서 비준에 거부했으며, 2017년에는 파리기후협정이 미국 경제에 불리하다며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중국은 풍력과 태양광, 전기차 산업에 전폭적으로 투자해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투자와 지원 덕분에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과 함께 배출량이 줄어들 낌새가 보이기는 커녕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요외신들이 비판하고 있다. 올해 BP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교토 의정서 시행 이래 20%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배출량이 하락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배출량이 2005년 이래 50% 가량 상승해 전체 배출량을 늘렸다. 세계 최대 상위 배출국 3개국 중 중국과 인도는 2005년 이후 배출량이 상당히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두자릿수로 배출량이 감소했으며, 독일과 일본에서도 배출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는 석탄 소비량에서의 큰 변화가 배출량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석탄 소비량을 크게 늘린 반면 미국과 독일은 소비량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미국과 독일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하기 위한 법을 시행하는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배출 제한법은 양국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늘리고 석탄 수요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석탄 소비량 감축은 셰일 가스 붐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가스보다 오염도가 높은 석탄이 퇴출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49TWh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천연가스 발전량은 696TWh로 증가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보다 두 배 많았다. 실제 미국은 2005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삭감했다.

반면 중국은 가장 많이 배출량을 늘렸다. 역사상으론 미국이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했다는 책임을 간과할 수 없지만 현재는 중국이 가장 많은 양을 내뿜고 있고, 이대로 진행될 경우 앞으로 10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대한 책임에서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물론 2018년 기준 중국의 인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 보다 훨씬 낮다. 미국의 연간 배출량은 인구당 16메트릭 톤인 반면 중국의 연간 배출량은 인구당 8메트릭톤이다. 그러나 1980년 이후 미국의 인구당 배출량은 20% 하락했으나 같은기간 중국의 인구당 배출량은 4배 상승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기후협약의 당락을 좌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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