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EEZ 경유 허가 못받아 6개월 이상 늦어질 듯
우크라이나와 가스통과협약 협상에 또 다른 변수 작용

[이투뉴스] 러시아 노드 스트림-2 파이프라인이 예정보다 6개월 이상 늦은 2020년 중반에야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정됐던 올해 말보다 준공시기가 늦어진 것은 덴마크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유 허가를 취득하지 못해 건설이 중단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말 덴마크 정부가 EEZ 경유를 최종 허가하고 이후 4주간의 의견수렴기간동안 자국과 인접국가의 이의가 없어 곧 파이프라인 건설이 재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코작 러시아 부총리는 가즈프롬이 얼마나 빨리 건설을 재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스 주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완공 예정일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드 스트림-2 개통이 늦어지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와의 가스통과협약 협상에서 러시아가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러시아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 나프토가즈에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가스통과협약을 연장하거나 1년 기한의 새로운 협약을 맺자고 공식 요청했다, 양국은 EU 중재 하에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렬되었고, 지난달 브뤼셀에서의 추가 협상도 연기됐다. 우크라이나는 장기계약을 더 선호하는 입장으로, 러시아만이 필요로 하는 단기계약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즈프롬은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가즈프롬에 행한 법적 조치 철회, 벌금 무효화, EU 반독점법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 요청의 철회를 제시해놓고 있다.

법적 조치 철회의 경우 스톡홀롬 중재재판소와 스베아 항소법원에 요청한 가스통과 관련 법적 조치와 소송 철회다. 나프토가즈는 201712월 가즈프롬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가스가격과 천연가스 의무인수 조건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스톡홀롬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보상금 규모는 2560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나프토가즈는 가즈프롬이 이에 상응하는 장기가스통과계약 등 보상조치를 제시한다면 관련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벌금 무효화는 2016년 우크라이나의 반독점위원회가 가즈프롬에 부과한 34억 달러의 벌금을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가즈프롬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과하는 가스수송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며 공정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조사요청 철회는 나프토가즈가 EU 집행위원회에 가즈프롬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도록 요청한 것을 철회해달라는 것이다.

지난 한 해 87Bcm의 러시아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수송됐다. 이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총 수출물량의 44%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연 55Bcm 규모의 노드 스트림-2와 연 31.5Bcm 규모의 터크 스트림 파이프라인이 가동되면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천연가스는 급격히 감소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나프토가즈는 협상이 진행되지 못한 채 러시아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로 들어온다면 이를 유럽으로 수송하지 않고 별도의 지하저장시설에 보관하겠다는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가즈프롬과의 협상 결렬로 천연가스 가격이 불안정해질 것을 대비해 동절기 가스요금을 8흐리브냐(0.3달러)의 고정요금제로 시행하고 있다. 고정요금은 가정용 수요에 적용되며 최근 2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설정되었으나, 소비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해당 요금제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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