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소장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장

[이투뉴스] 이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2019 유럽 해상풍력 컨퍼런스'와 정부간 포럼에 참석했다. 덴마크 프레데릭(Frederik) 왕세자의 축사로 시작한 행사는 해상풍력 분야 글로벌 기업 CEO 등 9000여명과 약 430여개 관련기업의 참여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특히 미국, 중국, 인도 등 비유럽권 해상풍력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해상풍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컨퍼런스와 동시에 개최된 전시장에는 풍력 터빈, 부품, 설치선 등을 제작·운용하는 기업들의 부스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수천명의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행사장을 가득 메우는 등 발디딜 틈이 없었다. 글로벌 해상풍력 기업들의 에너지 신(新)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의 현장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개최국이자 해상풍력 강국인 덴마크는 오일쇼크 이후 녹색전환 목표를 설정하고, ’12년에 에너지협정(Energy Agrement)을 국회차원에서 최초로 합의하고, 지난해에는 8개 정당이 만장일치로 개정에 합의하였다. 이를 통해 ’80년 대비 GDP 70% 증가, 전체 에너지소비 8% 감소, 온실감스 감축 38% 감축 등을 달성하였다. 덴마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에너지전환이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덴마크는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구축하는 과정을 ‘계획입지’ 방식으로 진행한다. 공공부문에서 적합한 입지를 선정하는데, 환경측면에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사전에 실시하고, 주민수용성 측면에서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한다. 선정한 입지에 대해 입찰 방식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함으로써 발전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해상풍력을 개발할 때는 어민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었다. 덴마크 어업협회는 덴마크 내 95%이상의 어업인이 가입되어 있어 대표성을 가지고 입지선정부터 보상, 상생방안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한다.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의 공유가 필수요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펜하겐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덴마크 서부에 위치한 에스비에르(Esbjerg)로 이동하였다. 멀리 엄청난 규모의 해상풍력 배후항만과 관련 기업이 밀집된 에스비에르 항만이 보인다. 어업 항구에서 가스·오일산업으로, 이제는 해상풍력산업의 전진기지로 엄청난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 20여년간 기존의 항만시설을 해상풍력기반시설로 확충하여 업종 전환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 결과물이다.

특히 미국-유럽 간 해저광케이블이 에스비에르로 연결이 되는데, 이는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IT기업인 구글, 아마존 등의 데이터센터가 이 곳에 설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보가 수월한 덴마크에 수 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스비에르는 유럽을 대표하는 재생에너지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서는 2050년경 해상풍력이 약 520GW가 설치되어 유럽 내 발전량 기준 1위를 달성하는 등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약 2000조 이상의 초대형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과연 우리는 거대한 글로벌 흐름을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소장 sanghoonlee@ener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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