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설비 없이 이산화탄소 98% 분리 배출, 질소산화물도 저감
에너기술연구원…연간 운영이익 144억원, 발전효율도 4% 상승

[이투뉴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CO2(이산화탄소)가 원천적으로 분리 배출되면서 초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 저감도 가능한 세계 최고수준의 차세대 가스발전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소 대신 가스발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연구진은 산-학-연 협력으로 별도 분리설비 없이 이산화탄소가 98% 이상으로 원천적으로 분리 배출되는 것은 물론 초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 저감까지 가능한 ‘케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비롯해 한전 전력연구원, 건국대학교, 충남대학교, 영남대학교, 전북대학교가 참여하고 있으며, 작년 R&D 우수성과로 선정됐다.

케미컬루핑 연소기술은 산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입자를 사용해 한쪽에서는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고, 다른 쪽에서는 산소를 내줘 연료와 연소하는 기술이다. 공기와 이산화탄소가 혼합되지 않아 이산화탄소를 원천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미래 발전기술로 손 꼽힌다.

▲캐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념도.
▲캐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념도.

기존 가스발전은 공기 중에 포함된 산소가 연료와 반응해 이산화탄소 및 수증기를 생성하면서 공기 중에 포함된 질소와 혼합돼 배출된다. 배출된 다량의 질소에는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어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포집 설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케미컬루핑 연소기술은 공기와 연료가 직접 반응하는 대신 산소를 전달하는 입자를 사용하므로 연료가 연소되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만 배출된다. 따라서 수증기 온도를 낮춰 물로 바꿔주면 기체 중에는 이산화탄소만 남게 되므로 별도 분리설비 없이도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수 있다.

산소를 주고받는데 사용한 입자는 두 개의 반응기 사이를 계속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재생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공기와 입자의 반응은 화염이 없는 조건에서 일어나므로 2차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 발생도 저감시킬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초로 고압 조건에서 운전되는 0.5MWth급 케미컬루핑 플랜트에서 200시간 이상의 장기연속운전을 실증했다. 이산화탄소가 98% 이상 고농도로 배출돼 질소산화물 배출농도 역시 15ppm 정도에 불과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케미컬루핑 연소의 핵심기술은 두 반응기 사이에서 입자를 순환시키면서 공기와 연료가 섞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공정기술과 두 반응기 사이를 순환하면서 산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입자기술이다. 공정기술은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입자기술은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케미컬루핑 연소기술을 이용할 경우 100MW 천연가스발전소 기준으로 연간 운영이익 144억원, 발전효율 4% 상승, 이산화탄소 포집비용 30% 절감, 연간 15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늘어나는 가스발전소와 여기서 나오는 온실가스 포집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각광 받을 것이란 기대다.

연구책임자인 류호정 에기연 기후변화연본부장은 “석탄발전소에선 연소 후 포집기술 적용이 필요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가스발전소의 경우 미래 신기술을 접목해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을 획기적으로 저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수준의 케미컬루핑 연소기술 적용을 통해 온실가스 원천분리가 가능한 차세대 발전기술을 실증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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