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와 장비 조달 차질로 사업 지연 등 올해는 불확실성 초래
인도-자국내 제조라인 확충 본격화, 중국-강세 유지위한 증설

[이투뉴스] 재생에너지 산업이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 전략을 바꾸거나, 코로나19 이후를 기회로 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동안 미룬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재개하고, 보다 안정적인 물량 공급처를 찾는 소비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우드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재와 장비 공급차질에 따른 건설 스케줄 지연으로 올해 약 2GW 상당의 태양광 사업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더 심할 경우 5GW 상당의 사업이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최근 패턴에너지와 오리진에너지, 롱로드에너지, 선파워 등 대형 태양광과 풍력 회사 CEO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잠재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의 수요 감소, 사업 지연, 일자리 축소, 제조 중단, 파이낸싱의 불확실성 등을 초래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회사들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보았다. 

선파워(SunPower)는 허가와 연결, 판매, 사업 디자인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작업으로 전환시켰다. 미국 정부가 대면 만남을 막기 위해 자택 격리를 명령하자 회사는 곧바로 재택 근무로 모든 업무를 바꾼 것이다. 

선파워의 탐 워너 CEO는 “거의 대부분의 일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디지털화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거주형 태양광 회사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대면 판매에서 디지털 판매로 형식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제조 분야는 온라인으로 작업이 대체될 수 없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허베이 성에 본사를 둔 선그로우(Sungrow)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버터 제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춘절이 끝나고 근무지로 돌아온 직원들이 2주간 자가 격리 명령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회사가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장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에도 1200명의 공장 근로자 가운데 수 백명은 여전히 자가격리를 해야만 했다. 회사는 기술적 지식이나 전문성이 필요 없는 제조부문에 수 백명의 임시 근로자들을 채용해 교육시킨 후 투입했다.  

선그로우의 50GW 용량 공장의 높은 자동화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피하게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을 도왔다고 회사는 밝혔다. 왕 대표는 “자동화와 작업장의 큰 규모 덕에 근로자들이 서로 떨어져 일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선그로우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깨닫고 빠른 의사 결정을 도모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부과된 관세를 경험하며 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배운 덕분이다. 

회사는 인버터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 확보를 위해 공급업체들에게 발빠르게 접촉하고 있다. 

선그로우 아메리카의 한스 젱 디렉터는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인버터 생산이 몇 주가 아닌 몇 달이 지연될 수 있다”며 “오랜 시간 공급 업체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원자재를 먼저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선그로우는 지난 2월 1200만달러 상당의 인버터를 수출했다. 올해 1분기 동안 수출된 인버터가 전염병 확산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말 제조되었기 때문이다. 3월 초 선그로우의 중국 생산라인은 전면가동을 하고 있으나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영향이 얼마나 확대될지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인도 ‘재생에너지 제조사’ 모시기 나서 

코로나19는 전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원료와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잠정휴업을 선언하는 회사들도 잇따랐다.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재생에너지 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가장 먼저 인도가 나서고 있어 재생에너지 장비 제조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중국 내 제조라인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재생에너지부(MNRE)는 “많은 회사들이 중국에서 제조라인을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인도가 재생에너지 시설을 꾸리고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정책 수정을 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MNRE는 재생에너지 제조산업에 대한 투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재생에너지산업 촉진 위원회’를 발빠르게 설립하는 등 이번 기회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 재생에너지부는 “파워파이낸스코퍼레이션과 REC, 인도재생에너지개발회사(IREDA) 등 전력 및 재생에너지 회사 3곳은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환금을 2%로 낮췄다”며 “IREDA는 인도에서 재생에너지 제조를 촉진하기 위한 특별 자금계획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는 재생에너지 제조공단을 세우기 위한 50~500 에이커 부지를 알아볼 것을 지자체와 항만 관련 기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미 튜티코린 항구 단체와 인도 중부지역의 마디야 프라데시주, 오디샤주 등이 제조공단 건설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재생에너지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제조 회사들과 만남을 가졌으며, 무역 위원회와 여러 국가 대표들과의 면담을 통해 투자 초청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미국과 인도 사이의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을 발족하고, 미국 회사들의 협력과 투자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부 관계자는 “이 제조허브에서 실리콘 잉곳, 웨이퍼, 태양광 셀, 모듈, 풍력 장비, 철골, 유리, 인버터,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장비를 제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도는 약 10GW의 풍력장비 제조용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셀과 모듈의 85%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국내 제조에 혜택을 주기 위해서 센터는 태양광 셀과 모듈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규정을 발표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부는 투자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발전구매계약(PPAs) 조항을 강화했다. 인도 정부는 프로젝트 디자인과 운영, 관리 등 재생에너지 서비스 수출을 늘리기 위한 계획도 세웠다. 

◆중국, 재생에너지 제조산업 강세 여전

중국의 GCL시스템 인테그레이션사는 최근 세계 최대 용량의 태양광 모듈 공장 건설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연간 60GW 상당의 태양광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회사는 180억위안을 투자해 중국 허베이성에 제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의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인 징코솔라(JinkoSolar)는 16GW의 제조 용량을 갖고 있다. GCL시스템이 계획한 태양광 제품 제조공장이 세워지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의 51%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CL시스템의 현재 7.2GW 생산 용량의 9배를 키우는 셈이다. GCL 시스템은 우선 15GW의 생산 용량 확대를 위해 50억위안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회사 생산용량의 3배가 넘는다. 

회사는 지속적인 태양광발전가격 하락과 새로운 대형 태양광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산용량을 늘려 대규모 태양광 생산자들의 구매 욕구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사업 확대는 라이벌 기업들의 진입을 막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CNB 인터네셔널 시큐리티의 로빈 샤오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3개 중국 회사들이 잉곳과 웨이퍼, 셀 생산에 연말까지 최소 40GW의 용량을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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