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팬데믹도 영향 석탄소비량 42년만에 최저

[이투뉴스]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130년 만에 처음으로 석탄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석탄 소비 하락세를 가속화시켰으며, 이는 기후변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석탄소비량은 6년 연속 하락해 15% 가량 줄었으며, 최소 1885년 이래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밑돌았다. 

지난해 발전을 위한 석탄소비는 4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을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1일은 재생에너지가 석탄보다 더 많이 소비된 100일을 맞이한 날이었다. 

에너지경제와금융연구소 데니스 웜스테드 연구원은 “석탄이 퇴출되고 있다. 석탄의 종말”이라며 “석탄발전의 부활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신호는 매우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석탄산업의 붕괴는 석탄이 미국 전력 발전원의 절반을 차지했던 10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올해 석탄 발전 비율은 20%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 추가적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 산업의 부활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 산업의 붕괴는 달라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석탄 발전소의 배출을 줄이고자 제정한 주요 기후법안들을 철회한 바 있다. 

석탄은 에너지원 가운데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전 세계적인 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석탄을 빠르게 퇴출시켜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석탄 발전량을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다. 

무디스(Moody’s) 벤 넬슨 석탄 연구원은 “시장은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는 중요한 시점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 산업을 도우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이 석탄의 급락세 궤도를 바꾸기엔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넬슨 연구원은 올해 석탄 생산량이 4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석탄 산업의 종말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석탄 수출이 계속 진행 중이며, 강철 산업에서도 석탄이 계속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석탄 발전소와 발전 구매 계약을 맺고 있는 지방 도시들도 많다. 

다만 석탄 산업은 저렴하고 풍부한 가스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등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런 경향을 더 부추겼다. 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사무실과 상가들도 문을 닫으면서 전력 수요가 줄었다.

발전사들이 에너지원을 고를 충분한 여유가 생긴 것이다. 기대가 석탄은 가스와 태양광, 풍력, 원자력 보다 값비싸졌기 때문에 선택지에서 밀려나고 있다. 많은 미국 석탄발전소들은 노후화됐고 운영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이유로 수 백개의 발전소들이 지난 10여년 사이 폐쇄됐다. 

올해만 발전사들이 13개 석탄발전을 폐쇄할 계획이다. 위스콘신주 대형 에드워터 발전소, 노스다코타주 코얼 크릭 발전소, 미국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뉴멕시코주 포코너스 발전소 등이 포함됐다. 뉴욕주의 마지막 석탄 발전 시설은 올초 문을 닫았다. 

럭스연구소의 위안 솅 위 상임 연구원은 “팬데믹이 미국 석탄 발전소를 더 폐쇄시킬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에너지 지평을 흔들 것이다. 에너지 전환을 촉진 시키고, 투자자들은 신에너지 산업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석탄 발전량 감소 소식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석탄 발전소들이 가스발전으로 전환될 것이어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스는 석탄보다 청정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윈스테드 연구원은 “석탄이라는 첫번째 관문을 넘어섰지만 다음은 가스 산업”이라며 “가스 발전소에서 상당한 양을 배출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재생에너지는 미국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1%를 차지했다. 석유가 37%, 가스가 32%, 원자력이 8%를 차지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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