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가 10%미만으로 회복

[이투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줄어들었던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러국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조만간 온실가스 배출량도 과거처럼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처 클라이맷 체인지>가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봉쇄 기간 동안 최대 과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었다. 지난 4월 초 전 세계 하루 배출량은 작년 연 평균  배출량보다 17% 적었다. 아직까지는 일일 배출량이 여전히 작년보다 5% 가량 낮지만, 배출량 회복세는 매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 앵글리아대 기후변화학과 코린느르 퀘에레 교수는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배출량을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배출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렇게 빠르게 회복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의 배출량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8.6% 적다. 올해 전체 배출량은 전년 보다 4~7%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는 파리기후협정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배출량 저감 목표에 미흡ㅎ다.

교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와 에너지전력생산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의 탄소배출량은 봉쇄 조치가 가장 엄격했던 4월 초 기준 작년보다 31% 줄었다. 최근에는 이 수치가 23%로 줄었다. 봉쇄가 완화되면서 배출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온실가스 증감의 가장 큰 요인은 자동차 통행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퀴에레 교수는 “도로 교통량이 가장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며 “교통 부문의 배출량은 항상 다시 회복되는 패턴을 보여왔으나 정부의 대응이 늘 신속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환경 단체 '지구의 벗'의 마이크 차일즈 과학자는 "영국 장관들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첫번째 봉쇄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자가운전 출근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 정부가 사람들에게 차로 직접 운전하라고 말해 오염 확대를 부추겼다”면서 “도로 이용이 가장 큰 문제다. 가전거타기와 걷기는 해결책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에 의하면 유럽에서 대기 오염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빠른 속도로 전처럼 돌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의 예상 증가량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낮지만 세계 곳곳에서 봉쇄 완화가 진행되면서 자동차 관련 배출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사람들이 대중 교통을 기피하는 대신 자가운전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런던 정경대학교 그랜섬 연구소의 밥 워드 정책 디렉터는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배출량이 더 늘 수 있다”며 “감염 우려로 대중 교통을 피하면서 자가용 이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이 탄소제로와 기후회복 투자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르 퀘에레 교수는 각국 정부의 역할이 배출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들의 경기부양책이 기후 변화를 무시한다면 배출량이 팬데믹 이전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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