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 나섰던 기재부 前 국장 낙점說
후보군 6명 면접…노조 “전리품 배분 작태” 투쟁 예고

▲가스안전공사 진천 사옥 전경.
▲가스안전공사 진천 사옥 전경.

[이투뉴스] 한국가스안전공사 신임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가 진행되며 후보군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15일까지 접수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에 이어 24일 후보자 6명이 면접심사를 받았다.

이들 후보군은 가스안전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3배수 정도로 압축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추천하고, 이후 산업부장관의 제청과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가 사실상 이미 정해진 인사를 뽑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비아냥과 함께 뒷말이 무성하다. 실세 정치인의 입김에 따른 선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전임 사장이 올해 1월 사임한 이후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업무 특성 상 사장 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때까지 수개월 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면서 낙점에 대한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가스안전공사는 201818일 선임된 김형근 사장이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총선 출마를 위해 올해 12일자로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후, 김종범 부사장이 사장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지난 1일 가스안전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공개채용을 공고하자마자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정치권에 뛰어든 인물이 내려오기로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이나, 접수된 후보자 이력을 보면 누군인지 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이나, 공모가 끝난 후 함구령이 내려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런 내정설은 면접심사가 이뤄진 후보자 면면이 알려지면서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24일 가스안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진행된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심사 대상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던 임해종 기재부 국장을 비롯해 김청균 홍익대 교수,  김광일 인제대 교수, 김광일 前 한국가스공사 본부장, 김유호 현 가스안전공사 지역본부장, 권정락 前 가스안전공사 이사 등 6명이다.

이미 공모 때부터 낙점이 퍼지며 하마평에 올랐던 기재부 출신이면서 정치권에 몸담은 임해종 前 기재부 국장이 실제 면접심사를 본 것으로 드러나자 역시 해당 인물을 선임하기 위한 정해진 수순이었다며 비난이 나온다.

충북 진천 출신으로 진천중, 청주고,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국방부·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료로 30년을 근무한 임해종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충북 중부3(증평·진천·음성)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당이 다른 인물을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노리다가 결국 중도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며 분루를 삼켰다. 결과적으로 출마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보상책으로 낙점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세간의 의혹은 가스안전공사 노동조합이 곧바로 성명서를 통해 자격 없는 낙하산 ᆞ정치꾼 ᆞ비전문가가 사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강력히 반발하는데서 그대로 드러난다.

노조는 공사가 이미 지역주의 정치권에 줄대기를 통해 임명된 전임 사장들 때문에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은 조직이라며, 수준이하 지역 정치인과 그들과 결탁된 자들의 놀이터가 되어 도긴개긴 누구나 탐하는 기관장 자리로 추락한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노조는 중앙의 실세 정치인이 자신의 출신지역 헤게모니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공공기관을 자신들의 전리품인양 낙천 정치인과 그 틈을 노리는 정치꾼들을 기관장으로 내려 보내려는 한심한 작태를 재현하려 한다면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광모 노조위원장은 이미 내정해 놓은 인물에 대해 형식적 요식 절차를 통해 공정성을 상실한 비상식적 낙하산 인사를 감행할 경우 민주노총과 연대는 물론 대국민 여론전 등 강력한 무효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뇌물수수와 채용비리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박기동 전 사장에 이어 김형근 사장이 사회공헌자금 부당사용 및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가스안전공사를 보는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최고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수장으로 누가 선임돼 내외부의 불신을 깨고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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